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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유럽차값 1000만원 내려가고 와인 13% 싸져

중앙일보 2011.05.05 01:48 종합 2면 지면보기



한·EU FTA 7월 발효되면 …



한·EU FTA 비준안이 4일 처리됐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민노당 이정희 대표에게 의장석에서 내려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세계 최대시장이 활짝 열렸다.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됨에 따라 양국 간의 FTA는 7월 잠정발효된다. 무역 자유화를 향해 4년 넘게 이어진 대장정이 이로써 마무리됐다. 한·EU FTA는 2007년 5월 협상을 공식 선언한 이후 2년2개월 만인 2009년 7월 극적으로 타결됐고, 같은 해 10월 가서명을 거쳐 지난해 10월 공식서명됐다. 유럽의회는 올해 2월 이를 비준했다. 한국에선 막판에 FTA 한글본의 번역 오류가 무려 207곳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외교통상부는 국회에 3번이나 협정문 한글본을 다시 제출해야 하는 우여곡절을 거쳐야 했다.



 한·EU FTA가 잠정 발효되면 한국과 EU 간 무역·투자·서비스 등 경제 각 분야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27개국으로 구성된 EU는 2009년 국내총생산(GDP)이 16조4000억 달러로, 세계 전체 GDP의 30%를 차지할 뿐 아니라 미국(14조3000억 달러)보다도 규모가 큰 세계 최대의 단일 경제권이다. 또 한국과의 교역액이 지난해 922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지난해 10월 국내 10개 국책연구기관이 내놓은 한·EU 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실질 GDP를 0.64~5.62% 키울 것으로 봤다. 한·미 FTA보다 경제적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EU FTA가 발효되면 GDP와 GDP 대비 후생증가가 3.08%와 2.45%로, 각각 1.28%, 0.56% 증가시킬 전망인 한·미 FTA보다 효과가 크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한·EU FTA가 잠정 발효되면 양측이 품목별로 합의한 단계에 따라 무관세로 수출입을 할 수 있게 된다. EU 측은 공산품 전 품목에 대해 5년 내 관세를 철폐하고 이 중 99%는 3년 안에 없애기로 했다. 한국은 3년 내 관세철폐 품목이 96%이며, 일부 민감한 품목은 관세철폐 기간을 7년으로 설정했다.



 관심 품목인 승용차의 경우 양측 모두 배기량 1500㏄ 초과 승용차는 3년 이내, 1500㏄ 이하 승용차는 5년 이내에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토록 했다. 민감 품목인 쌀은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EU FTA 체결은 EU 소속국가 27개국과 동시에 FTA를 체결한 효과를 갖게 된다. 한국이 앞으로 미국과의 FTA를 발효시키고, 일본·중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유럽-동아시아-미국을 연결하는 ‘FTA 허브’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미국뿐 아니라 일본·중국을 제치고 동아시아 국가 최초로 EU와 FTA를 체결해 EU시장 진출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



 특히 자동차와 섬유 업계는 유럽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호재를 만났다. 반면 유럽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패션·화장품·의료기기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소비자 혜택은 커진다. 유럽산 수입차와 와인, 명품 등의 가격이 싸지기 때문이다.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면 수입차는 7.4%의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해 1억3000만원 이상 호가하는 초고가 수입차는 1000만원 이상 가격이 내려간다. 와인 수입업계에 따르면 관세 철폐 이후 새로 수입한 물량은 가격이 평균 13%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150만원짜리 고급 와인은 130만원, 20만원짜리 와인은 17만4000원, 5만원짜리는 4만3000원 등으로 가격이 낮아진다. 20%에 이르는 관세가 철폐되는 위스키도 15% 안팎의 가격 인하가 예상된다.



 명품 브랜드도 관세 철폐의 효과를 누리게 된다. 그러나 명품은 전략적으로 고가를 유지하고 있어서 FTA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관세가 없어지면 명품 의류와 신발은 8~9%, 가방과 보석 등 잡화류는 5~7%가량 수입원가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와인·명품 등은 독점 유통업자에 의해 수입되는 경우가 많아 관세 철폐분이 모두 가격에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실제 소비자가격이 얼마나 내려갈지는 개별 시장 여건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글=서경호·임미진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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