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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世說)] 다문화자녀를 국가네트워크 인재로

중앙일보 2011.05.05 00:20 종합 33면 지면보기






변성섭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요즈음 우리 농촌의 학교를 보면 급격히 다문화 지대로 변모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 다문화가정 학생이 3만1788명이고, 그중 읍·면 지역 학생이 37.5%인 1만1919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농촌지역 초등학교 중에는 다문화가정 학생이 이미 전교생의 30%를 넘는 곳도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20년이면 농촌지역 청소년의 절반 정도가 다문화가정 자녀로 채워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우리 농촌의 다문화 청소년은 한 줄기 빛이며 동시에 짙은 그림자일 수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들은 침체된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는 인적자산이며 성장동력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가정이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해체되거나 가족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문화가정에서 출생한 상당수 아이가 가난·언어장애·소외의 3중고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성장과정을 거친 아이들은 사회동화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반사회적 성향을 가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 이들이 차별 받지 않고 사회의 공동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문화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문화가정 학생에 대한 지원활동을 통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학교생활 및 지역사회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들이 자신의 문화를 유지하고 정서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행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정에서 출생한 아이들을 국제화 시대에 한국어와 다른 언어의 2개 국어를 구사하는(bilingual) 인적자원으로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아시아 국가 간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인력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부처별로 기준이 달라 비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다문화정책의 정책기조를 조율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통합·관리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각 부처 간에도 입장이 통일되지 않으면 자칫 부처 이기주의와 예산확보를 위한 정책으로 흐를 수 있다.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이해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우리 농촌과 사회를 위한 든든한 느티나무로 성장하고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인재로 커가기를 기대한다.



변성섭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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