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 작전 종료 때까지 파키스탄에 숨겼다

중앙일보 2011.05.04 01:39 종합 4면 지면보기



브레넌 백악관 보좌관 ‘파키스탄이 빈 라덴 보호’ 의혹 제기



존 브레넌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이 사살되기 전까지 파키스탄 정부가 그를 보호했거나 은신을 알고도 모른 체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빈 라덴의 은신처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60㎞ 떨어진 아보타바드의 3층짜리 저택으로 인근에 군 시설이 집중돼 있어 치안 당국의 감시가 철저했던 곳이다. 이런 곳의 ‘범상치 않은’ 대저택에 사는 외국인의 존재를 파키스탄 정보기관이 몰랐을 리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라고 AP통신이 3일 보도했다.



 그렇지 않아도 파키스탄 정부는 알카에다나 탈레반 세력과 뒷거래를 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는 미 정부 기밀문서를 인용, “ISI(파키스탄 군 정보국)가 10여 년간 빈 라덴을 보호해 왔다”며 “미국이 빈 라덴 체포에 번번이 실패한 이유는 파키스탄 정부가 빈 라덴에게 미군의 움직임을 미리 알려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파키스탄 정부의 빈 라덴 비호설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빈 라덴이 그곳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었던 것은 파키스탄 정부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작전 종료 후에야 파키스탄 정부에 통보한 것도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왜 미국이 작전을 단독으로 수행했는지에 대한 불편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작전은 미국과 파키스탄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이뤄졌다. 파키스탄 군부는 최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뒤에도 항구적인 기지를 둘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숙적 인도를 견제할 전략적 요충지인 아프간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서다. 파키스탄이 탈레반을 지원했던 것도 아프간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최근 미군이 파키스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프간과의 국경지대에서 탈레반을 상대로 무인기 공습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양국 관계를 악화시켰다.



 한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3일 “내 아내(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2007년 사망)가 빈 라덴 일당에 희생됐다”고 주장하며 파키스탄 정부의 빈 라덴 비호설을 강하게 반박했다.



  정현목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