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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꺼진 北 객차내 유일하게 환한 곳 보고 '기겁'

중앙일보 2011.05.04 00:53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지방에선 전기가 끊겨 열차 조차 움직이지 못했다. 카터에게 잘 보이려 전기를 마구잡이 끌어다 평양시내에 흘리는 '쇼'를 했기 때문이다. 지방주민들은 열차 운행이 되지 않아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이런 걸 '세계가 모르리라'라고 생각한 건 아마도 카터 일행과 북한 당국이었는지 모른다.



오죽했으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북한을 다녀온 카터의 면담요청을 거부했겠는가.



카터는 북한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았다. 그가 본 북한은 한밤의 아시아를 찍은 인공위성과 딴판이다. 카터가 '고통받는 북한 주민에 대해 눈을 감는 이유가 '대접'을 받았거나 '북한과 관련해서는 지금 나를 통하지 않으면 안돼!'라는 오만함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수긍이 갈 수 밖에 없다.



북한에서 그런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현 시대에 나 뿐이야!"라고 과시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얘기다. 네티즌은 "그가 진짜 미국의 대통령이었는가"라는 뻔한 질문을 하게 했다.



카터가 평양의 지하철을 타봤는지는 모르겠다.



북한 평양의 지하철과 여객열차는 운행 중이든 정차중이든 객실 내 전기를 거의 끈다. 전력난 때문이다. 열차가 운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전력만 쓰는 셈이다.



그런데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컴컴한 객실 내에 유일하게 환한 곳이 있다. 김일성·김정일의 초상이 걸린 곳이다. 북한의 모든 열차에는 객차마다 김일성·김정일 초상이 걸려있다.

외국인에겐 신기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다. "관광이 목적이 아니라 얼마나 이런 '이상한' 사진이 많이 걸려있는지 세는 게 관광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나머지 풍경은 뻔하니까. 그래서 초상이 걸리면 주변 풍경을 같이 담아서 찍는다.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광경이기 때문에 'JUST KIDDING(그냥 웃어)'이라는 제목이 붙는다. 물론 '가짜가 아님'이라는 주석이 따른다. 전세계 네티즌은 기겁을 한다. 대개는 중국 사이트에 오른다.



희한한 건 북한 당국도 이런 사진을 올린다는 것이다. IP를 추적하면 '우리민족끼리'를 비롯한 북한 선전기구로 밝혀진다. 그들로선 김일성·김정일 사진을 많이 알리면, 그것이 바로 실적이다. 그런데 그들이 올렸든, 관광객이 올렸든, 네티즌에게 제공된 사진에는 예외없이 우리로 치면 'ㅋㅋㅋ' 'ㅠㅠ'라는 댓글이 달린다. 대부분은 중국 네티즌이 올리는 야유다.



'우리민족끼리'를 비롯한 북한 선전매체는 거의 중국 사이트에 올리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반응이면 선전효과는 찾을 수 없다. 역효과도 이렇게 강한 역효과가 없다. 그런데 'Just Kidding'이라는 댓글이 달려도 북한중앙방송을 비롯한 북한 관영 선전매체는 '세계가 열광을 한다'고 선전한다. 이런 내용이 또 중국 사이트에 오른다. 물론 '우리민족끼리'라는 이름이다.



전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없는 희한한 광경이라는 걸 그들은 모를까. 안다. 말이 없을 뿐. 그저 시키는대로 올리기만 할 뿐. 그래서 얼마전에는 중국 사이트에 선전사진을 많이 올려서 훈장을 받은 사람도 있다. 그게 또 중국 사이트에 올라서 중국인의 비웃음을 샀다.



온라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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