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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세입자, 주인이 막더라도 전입신고 꼭 해야

중앙일보 2011.05.04 00:27 경제 14면 지면보기



‘주택’ 과세돼 주인들 신고 꺼려
확정일자 안 갖추면 경매 때 낭패







결혼을 앞둔 박모(33)씨는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을 보증금 2000만원, 월 65만원에 세를 들려다 계약 직전 포기했다. 오피스텔 주인이 전입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전입신고가 안 되면 확정일자를 받지 못해 경매 같은 사고가 생겼을 때 보증금을 온전히 지킬 수 없다.



 전세난에 따라 월세·반전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임대료가 싼 데다 지난해 준주택으로 인정받으면서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그런데 오피스텔의 경우 임대차 계약 때 주인들이 전입신고를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마포구청에 따르면 오피스텔 4000여 실이 몰려 있는 공덕동 일대의 경우 전입신고가 된 오피스텔은 10여 실에 불과하다.



 오피스텔 주인들이 세입자의 전입신고를 막는 건 무거운 세금을 피하기 위해서다. 아이텍스 황성욱 세무사는 “오피스텔은 관련법상 업무시설인데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면 주택으로 간주되므로 집을 보유한 주인에게는 세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인 입장에서는 전입신고를 막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세입자의 보증금이다. 경매 등 돌발 상황에서 보증금을 지키려면 반드시 확정일자를 받거나 전세권 설정을 해야 한다. 확정일자란 주택임대차 계약서에 공신력 있는 기관(법원·공증인·동 주민센터 등)의 확인 도장을 받은 날짜를 기록하는 것이다.



 하지만 확정일자는 전입신고를 해야 받을 수 있고, 전세권 설정은 주인이 동의해야만 한다.



 오히려 세입자가 전세권 설정 등기 비용이 부담스럽다며 거부하는 경우도 흔하다. 일반적으로 등기 비용은 보증금이 1000만원이라면 22만원, 1억원은 48만원 선이다. 이처럼 주인이 전세권 설정까지 거부할 경우 관련법상 세입자가 합법적으로 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마땅치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계약 때 특약으로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었더라도 전입신고를 한 뒤 확정일자를 반드시 받아두라고 조언한다. 최광석 변호사는 “특약 위반에 따라 주인이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대개 배상액이 크지 않으므로 보증금을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세권 설정은 주인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전입신고는 세입자가 지역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보증금 보호 방법으로 간혹 차용증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효력이 없다. 최 변호사는 “해당 건축물이 주인 소유라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효력이 있지만 경매로 넘어간 경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월세가 늘고 있는 아파트는 대부분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서울 중계동 을지공인 서재필 사장은 “간혹 아파트도 주인의 사정으로 전입신고를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대개 주인들이 전세권 설정을 해준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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