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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70주년 일동제약 이정치 회장 “금요일보다 월요일이 즐거운 회사 만들것”

중앙일보 2011.05.04 00:15 경제 4면 지면보기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 후배에게 늘 인화 강조”
“회사 잘 이끌 인물에게 경영 맡겨온 오랜 전통 … 공채 우대 오해는 사절”





국내 10대 제약사로 꼽히는 일동제약에는 특별한 전통이 있다. 평사원으로 입사한 인재 가운데 한 명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다. 지난해까지 대표이사 회장을 지낸 이금기(78) 일동후디스 회장이 그랬고, 올 초 그 자리를 이어받은 이정치(69·사진) 회장 또한 1967년 일동제약에 입사한 이래 ‘일동’이라는 한 우물만 파온 인물이다.



 “재수가 좋았습니다. 우리 회사는 자기만 열심히 하면 내보내질 않아요.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하면 누구나 회장이 될 수 있죠.”



 말은 쉽게 했지만, 44년 직장생활에서 다져진 내공이 느껴졌다.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이 회장은 입사 이래 연구·생산·경영기획 부서를 두루 거쳤다. 새로운 임무가 주어질 때마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든 노력파다. 당연하게 ‘일복’이 따라다녔다. 연구실장과 생산부장을 겸임하며 경기도 안성공장 건설까지 담당했던 시절엔 한 달 이동거리가 6800㎞에 달했다고 한다. 그저 시간만 보내다 회장 자리에 올랐다는 말은 겸손이었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이 공채 출신을 우대한다는 오해는 사절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채 출신이든 외부 스카우트든 그 시점에 회사를 가장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인물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는 전통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자신의 경영철학을 ‘도전정신’과 ‘인화’라고 했다. 그는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모색하며 열정적으로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제약회사에 요구되는 제1과제”라고 말했다. 또 후배들에게 늘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며 인화를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은 지난 44년 동안 외환위기 시절이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때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1000명 정도이던 직원이 630여 명으로 줄었다가 최근에서야 1300여 명으로 늘었다”며 “CEO로서 목표를 도전정신이 강한 회사, 정다운 회사, 금요일보다 월요일이 즐거운 회사로 정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가 CEO에 오른 첫해 일동제약은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이 회장은 “30년 뒤 창립 100주년이 되면 명실상부한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 게 올해 해야 할 일”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실 일동제약은 아로나민의 유명세 덕분에 영양제 회사로 알려져 있다. 매출의 78%가 치료제에서 나오는데도 아로나민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것이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건강보조식품에 활용하기로 했다. 그는 “다른 제약사와 경쟁하기도 쉽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또 친환경 생리대 같은 헬스케어 제품의 경우 약국 판매에서 벗어나 대형 할인마트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2500억원 수준이던 매출도 올해 4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성형필러와 장기유착방지제 등으로 쓰이는 고분자 히알루론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그동안 저분자 히알루론산을 여러 개 이어 붙인 고분자 제품은 있었지만 세균배양기술로 한 번에 고분자 히알루론산을 양산한 것은 일동제약이 처음이다. 히알루론산은 고분자일수록 몸속에서 형태와 기능을 유지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 회장은 6일 창립 70주년 행사를 조촐하게 치르는 대신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창업주 고 윤용구 회장의 철학을 실천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마케팅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1000만원을 어린이재단에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의료봉사단체에 의약품 기증, 유아복지시설에 유아용품 기부 등 릴레이식 공익활동을 진행 중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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