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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 스토리 <상> 진화 과정

중앙일보 2011.05.02 21:04



한 손으로 간편하게 녹아들 듯 입술을 물들이다





한국 여성들이 외출 시 화장품을 단 하나만 들고 나간다면 선택하는 것, 바로 립스틱이다. 립스틱은 입술에 붉은색을 칠하는 것만으로도 얼굴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는 마법을 부린다. 립스틱의 진화 과정과 올 봄 거리를 메울 립스틱 트렌드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인류가 입술에 색을 칠한 건 아주 오래 전부터다. 고대 이집트부터로 추정되는데, 이는 1926년 영국 고고학자 세실 1세가 피라미드에서 왕비가 사용했던 루즈를 발견한 것을 근거로 한다. 1세기에는 로마 네로 황제와 그의 아내 포파이아가 혈색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입술에 색을 칠했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그 후 16세기에는 여성들이 코치닐 염료혼합물을 바르기도 했고, 17세기에는 검은 포도즙과 식물의 뿌리즙을 내 이를 크림 형태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현재와 같은 립스틱의 형태가 나타난 것은 뷰티 브랜드 겔랑에 의해서다. 1828년 겔랑의 창립자인 피에르 프랑소와 파스칼겔랑은 장미 추출물을 이용해 입술을 연한 핑크빛으로 물들여주는 액체 형태의 립 전용 제품을 만들어 냈다. ‘엑스트렉 드 로즈’란 이름의 최초 립 전용 제품은 ‘식후에도 색이 오래도록 남아 있다’는 평가를 받아 1958년까지 생산이 계속 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1871년에는 현대 메이크업 역사상 최초의 립스틱으로 불리는 ‘느 무블리에 빠’가 만들어졌다. 튜브형 용기 속에 핑크색 립스틱을 넣은 것으로 위로 밀어 올리는 누름장치가 돼 있었고 다 쓴 후에는 리필도 할 수 있었다. 1915년에는 미국 발명가 모리스 레비가 금속 통 안에 막대형 제형을 넣은 스틱형 립 제품을 만들었다. ‘립스틱’이란 이름이 이때부터 쓰였다. 이전에는 ‘붉다’는 의미의 프랑스어 ‘루즈’(rouge)란 용어만 사용했다.



립 제품의 인기를 확인한 겔랑은 향후 립스틱이 여성들에게 중요한 아이템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 주력했다. 1930년대에 들어서자 립스틱은 여성이 외출 시에는반드시 발라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점점 많은 여성이 립스틱을 찾다 보니 겔랑은 여성의 입장에서 더욱 사용이 간편한 립스틱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이 결과 나온 것이 한 손으로도 립스틱을 밀어 올릴 수 있는 ‘루즈 오토마티크’였다.



이후에 하나의 제품에 앞뒤로 다른 색이 들어 있거나 보석 성분을 넣어 입술을 극도로 반짝이게 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들어간 립스틱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끈적이지 않는 오일, 송진 성분으로 밀착력 높여



립스틱의 긴 역사 속에 올해 다시 등장한 립스틱은 기능성을 부각한 오토매틱 립스틱이다. 대개 립스틱을 바르기 위해서는 양손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뚜껑을 분리시키고 용기를 돌려고 나서야 비로소 입술에 바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혹 이마저도 번거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에 겔랑은 약 80년 전에 자신들이 선보인 적 있는 오토매틱 립스틱을 떠올렸고, 현재의 트렌드에 맞도록 이번 달에 재탄생시켰다.



‘루즈 오토마티크’란 이름과 기능은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용기 디자인과 재질에 있어서는 진화했다. 녹는점이 다른 오일과 왁스가 입술 온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녹아 들어 입술 위에 바르는 것이 아닌, 마치 입술 속으로 립스틱이 녹아 들어가는 듯하다. 밀착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끈적이지 않는 오일과 송진 성분을 사용했다. 입술이 반짝이게 하기 위해 크리스탈 피그먼트를 사용해 색이 선명하고 광택이 자연스럽다.



한편, 겔랑은 루즈 오토마티크의 출시를 기념해 구두 디자이너 지니킴과 루즈 오토마티크의 25가지 색을 그대로 담은 구두를 선보이고 립스틱에서 영감을 받은 일러스트 공모전을 여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페이스북(www.facebook.com/beautyinu)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직접 써본 루즈 오토마티크…



메이크업아티스트 W퓨리피 우현증 원장




입술 위에 가볍게 발리고 자연스러운 광택이 나는 점이 마음에 든다. 립밤을 따로 바르지 않아도 돼 1석2조의 효과가 있다. 또한 입자가 고와 입술 각질을 잠재워주면서 컬러가 선명하게 표현된다. 추천 컬러는 164번 샤마드. 정열적인 핑크 컬러는 올 봄의 트렌가 될 전망이다.



배우 박하선



한 손으로 전화를 받으면서 다른 손으로 입술을 수정하고 싶다든지 데이트 하던 중 애인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재빨리 바르고 싶을 때, 혹은 애인과 포옹하는 순간 남몰래 립스틱을 수정하고 싶다면 기존의 립스틱은 양손을 모두 써야 해 불편했다. 오토마티크는 이런 경우에도 문제 없겠다.



[사진설명]1. 25가지 색으로 올해 다시 태어난 겔랑 루즈 오토마티크. 2. 겔랑 루즈 오토마티크가 어울리는 여성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겔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리비에 에쇼드메종의 일러스트. 립스틱을 바른 후 스틸레토 힐을 신고 거리를 걷는, 당당하고 매력적인 동시에 사랑스러운 여성을 표현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사진=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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