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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많이 마시는 4050대, 부정맥으로 돌연사 위험

중앙일보 2011.05.02 02:31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서울 성북구에 사는 신모(56·자영업)씨는 지난해 겪은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평소대로 아침에 뒷산을 오르는데 갑자기 가슴이 쥐어짜듯 아프더니 호흡 곤란이 왔다.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지나가던 사람에게 구원을 요청해 응급실로 실려갔다. 진단 결과는 관상동맥질환. 피떡(혈전)이 심장혈관을 막아 사망 직전까지 간 것이다. 신씨처럼 심장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한 해 4만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운동을 하다, TV를 보다, 또 잠을 자다 돌연사를 한다. 고대안암병원 심혈관센터 심완주 교수는 “심장혈관질환은 소리 없이 진행된다”며 “30분~1시간 이내에 의료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사망한다”고 말했다. 심혈관질환의 대표적인 증상과 최신 치료법을 고대안암병원 심혈관센터 의료진으로부터 들어본다.


고대 안암병원 심혈관센터가 알려주는 증상·치료법







국내 최고라 불리는 고대안암병원 심혈관센터 임도선 교수팀이 심장병 환자에게 스텐트 시술(혈관성형술)을 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제공]







가족력 있다면 매년 운동부하 검사 받도록



관상동맥질환은 돌연사를 부르는 대표적인 응급질환이다. 동맥이 막혀 전신에 혈액을 보내는 심장의 펌프 기능이 멎는 것이다. 관상동맥질환은 노인성 질환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10대 때부터 생긴다. 흉통클리닉 임도선 교수는 “20대 이하 17%, 20대 37%, 30대 60%, 40대 71%, 50대 이상 85%에서 벌써 동맥경화 진행이 나타날 만큼 흔하다. 단, 혈관이 75% 이상 좁아지거나 막혔을 때만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관상동맥은 주로 중년 이후부터 관리를 받는다.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을 할 때 평소보다 가슴 통증이 심하고 숨이 차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암처럼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임도선 교수는 “현재 동맥혈관의 협착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은 CT 검사밖에 없다. 하지만 방사선 노출량이 너무 많아 조기 진단용으로 쓰이는 게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흡연 경력, 가족력 등 위험요소가 있는 사람은 40대 이후부터 심전도 검사, 운동부하 검사를 매년 받고 의사와 상담 후 CT 촬영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관상동맥질환 치료는 약물부터 시작한다. 심완주 교수는 “스타틴 계열의 약물이 관상동맥의 주요 원인인 콜레스테롤과 염증물질 위험을 동시에 낮춰줘 예방과 치료약으로 많이 쓰인다”고 말했다.



 약물로 치료가 어려울 때는 수술을 받는다.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 약물을 방출해 혈관을 넓히는 시술이다.



심방세동 환자, 뇌졸중 확률 3~4배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부정맥의 가장 흔한 원인)도 돌연사의 주요 원인이다. 가슴 떨림·통증이 생기거나 숨이 막히는 듯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2000년 미 심장병 학회지 ‘J Am CollCard’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심방세동 환자 중 10~15%는 증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혈압·당뇨병·가족력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심장질환을 체크해야 한다. 심방세동은 그대로 방치하면 위험하다.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는 보통 사람에 비해 심부전이 생길 위험은 4~5배, 뇌졸중이 생길 위험은 3~4배 더 높다. 최근엔 치매 위험을 2배로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고혈압이 심방세동의 가장 큰 위험인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최근엔 음주가 더 큰 위험인자라는 연구도 나왔다. 김영훈 교수는 “최근 우리 병원에서 성인 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50대 이하에선 술이 고혈압 등 만성질환보다 더 유의한 위험인자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심방세동도 증상이 심하면 전극도자술(심장의 비정상적인 전기반응을 일으키는 곳을 고주파 열에너지로 없애는 것)을 써서 바로잡는다. 김영훈 교수는 “이제까지는 심장 외막에서만 열에너지를 쏘았지만 심장 내막에도 열을 가하는 방법이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고대안암병원 심혈관센터는=고(故) 서순규 박사가 1961년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운동부하 검사를 실시해 순환기의학의 토대를 세웠다. 86년엔 관상동맥조영술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심장 진단의 새 지평을 열었다. 최근 외래 진료실과 1일 입원실, 심혈관 전문 수술실을 확충하는 한편 당일에 진단·진료·수술까지 할 수 있도록 최신 영상진단기기와 장비를 추가 도입했다. 명성에 걸맞게 센터에는 명의들이 포진해 있다. 김영훈 교수(부정맥)는 99년 부정맥(심방세동) 환자에게 국내 최초로 전극도자술을 시행했다. 현재 국내 부정맥 환자의 절반가량이 김 교수의 손을 거쳤다. 최근엔 하버드대 심혈관연구팀이 김 교수에게 공동 연구를 의뢰해 국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심혈관중재술에 임도선 교수, 고혈압 및 심장판막질환 심완주 교수, 소아심장질환 손창성 교수, 인공심장 분야에 선경 교수 등 최고 수준의 의료진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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