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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김연아의 아리랑 … 대한민국에 바치는 ‘오마주’

중앙일보 2011.05.02 02:13 종합 4면 지면보기






온누리
스포츠부문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에 우리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김연아(사진)의 첫 ‘오마주 투 코리아(Hommage to Korea, 대한민국에 대한 존경)’ 공개훈련을 지켜본 뒤 뉴욕 타임스의 크리스토퍼 클래리 기자가 물었다.



 “이 음악이 뭐예요?” 설명을 들은 그는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이다. 한국 민요였다니 몰랐다. 한국 음악이라는 생각보다 좋은 곡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 ‘오마주 투 코리아’를 연기하며 우아한 자태로 빙판을 가로지를 때 배경으로 흐르는 아리랑의 선율에 기자의 가슴도 쿵쿵 뛰었다. 몇몇 한국 팬은 “그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해외 취재진의 반응도 호평 일색이다. “음악 파일을 줄 수 있느냐”고 묻는 기자도 있었다.



민요 원곡 아리랑을 그대로 사용했다면 이 정도의 공감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오마주 투 코리아’는 서희태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단장과 드라마 ‘짝패’의 OST를 만든 지평권 음악감독, 미국 영화음악의 거장 로버트 버넷이 함께 편곡했다. 지난해 4월 김연아의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이 서희태 단장에게 ‘한국인의 정서를 표현하는 곡을 달라’고 부탁했다. 서 단장은 한국 전래동요와 민요 등 여러 곡을 보냈다. 그중 한 곡이 아리랑이다. 서 단장은 “민요를 활용하되 세계인과 공감하는 코드를 만들기 위해 오케스트라를 활용했고, 화성을 썼다”고 말했다.



 김연아의 민요 선택은 위험 부담이 컸다. 한 피겨 심판은 예전에 “우리도 사람인지라 귀에 익숙하고 비트가 강한 음악이 흐르면 아무래도 마음이 간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챔피언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에 세계 피겨계의 시선이 집중된 대회였다. 이 부담스러운 대회에 김연아는 과감하게 아리랑을 등장시켰다. 열정적이고 대담하며 고정관념에 얽매지 않고 애국심마저 강한 김연아에게서 기자는 ‘P세대의 유전자’를 봤다.



 김연아는 당당했다. 외신과 인터뷰에서 “우리 가락을 바탕으로 한 곡을 프리 곡으로 썼다. 세계인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곡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일본의 한 기자는 “아사다 마오나 안도 미키도 이런 시도를 해 봤으면 어땠을까”라며 부러워했다.



온누리 스포츠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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