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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구사일생 … 나토 공습에 아들, 손자 셋 사망

중앙일보 2011.05.02 01:40 종합 16면 지면보기






카다피(左), 사이프 알아랍(右)



무아마르 카다피(Muammar Qaddafi) 리비아 최고지도자의 6남인 사이프 알아랍 카다피(Saif al-Arab Qaddafi·29)와 손자 3명이 트리폴리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리비아 정부 대변인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대변인은 공습 당시 무아마르 카다피 부부도 같은 건물에 있었으나 목숨을 건졌다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무사 이브라힘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밤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카다피의 관저 바브 알아지지야가 나토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며 “공습 당시 바브 알아지지야에 있던 사이프 알아랍의 집에 큰 피해가 있었고 이로 인해 사이프 알아랍과 그의 아들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브라힘은 “사이프 알아랍의 집에 나토군 전투기가 발사한 미사일이 최소 1발은 떨어졌다”며 “이번 공격으로 카다피의 친척들도 부상당했다”고 덧붙였다.



 사이프 알아랍은 다른 형제들에 비해 비교적 활동이 적었던 인물이다. 독일의 뮌헨공대에 유학하며 파티광으로 유명했으며 나이트클럽에서 소동을 부리기도 했다. 고급 스포츠카인 포르셰에 무기를 싣고 프랑스 파리로 가다 경찰에 잡혔으나 카다피가 압력을 가해 금방 풀려나기도 했다. 리비아 민주화 사태가 발생하자 귀국해 경찰 간부로서 무장세력을 거느리고 동부 지역에서 민간인 사찰활동을 지휘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취재진을 이끌고 폭격 현장을 둘러본 이브라힘은 “이번 공습은 리비아 지도자를 암살하기 위한 직접적인 작전이었다. 이는 국제법이 허용하지 않는 행위이며 그 어떤 도덕규범이나 원칙으로도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나토 측도 1일 성명을 내고 바브 알아지지야 인근에 대한 공습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공습은 민간인이 아닌 군사시설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나토군 대변인인 찰스 보차드 중장은 “지난 밤 카다피 관저 부근의 지휘통제실을 폭격했다”며 “모든 종류의 인명피해, 특히 분쟁에 따른 무고한 민간인들의 희생”에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카다피 아들과 손자들의 사망 소식에 대해선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공습은 카다피가 국영TV에 나와 서방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뒤 개시됐다. 카다피 아들 일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트리폴리에선 카다피 지지자들이 공중에 총기를 발사하며 애도했다. 하지만 시민군 거점인 벵가지에선 시민들이 30분 이상 로켓포와 총기를 발사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승호·남형석 기자



◆사이프 알아랍 카다피(29)=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의 일곱 아들 중 6남. 사이프 알아랍은 ‘아랍의 칼’이라는 뜻. 2006년 독일 뮌헨공대로 유학을 떠났다가 리비아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자 올 2월 리비아로 돌아가 동부지역의 시위대 진압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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