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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 현승훈 회장 ‘3무’로 일어섰다

중앙일보 2011.05.02 00:28 경제 6면 지면보기



고희 맞아 34년 경영인생 정리
√ 현장 돌며 직원 고충 청취
√ 30여 년 동안 매일 108배
√ 궁즉통, 최선을 다하면 된다





화승그룹 현승훈(사진) 회장의 인생철학과 경영이념이 담긴 책이 나왔다. 중앙북스가 출간한 『걸어가듯 달려가라』다. 이 책엔 올해 고희를 맞은 현 회장의 숨겨진 면모와 화승그룹의 경영 비사가 실려 있다. 저자는 행복 물질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전도사로 유명한 이시형 박사. 10년 넘게 현 회장과 친분을 쌓아온 저자는 현 회장의 삶과 경영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덕(德)’으로 규정하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나간다.



 1977년 현수명 선대 회장이 위암으로 타계하면서 36세에 회사(당시 동양고무공업) 경영을 책임지게 된 현 회장.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다 97년 닥친 외환위기 여파로 이듬해 부도를 맞는다. 하지만 화의신청을 한 뒤 12개 계열사 중 절반을 없애고 엄청난 구조조정을 한 끝에 2005년 기사회생하는 데 성공한다. 현 회장은 71년 부도와 공장 화재로 재기불능 상태에 빠졌는데도 ‘궁즉통, 궁하면 통한다’는 신념으로 3년 만에 회사를 정상화시킨 부친의 위대한 교훈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술회했다.



 지난해 3조3000억원 매출을 올린 화승그룹을 이끄는 현 회장에겐 ‘3무(無) 회장’이란 별명이 따라붙는다. 여느 회장과 달리 골프채·비서·부동산투기가 없어서다. 골프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체질상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서는 ‘기억력이 괜찮고 메모 습관이 있어서’란 이유로 필요 없다는 것이다. 현 회장은 30여 년 전 성철 스님과의 만남으로 시작한 108배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해오고 있다. “부처님께만 올리는 절이 아니라 인연이 되어준 모든 분께 감사의 절을 올리는 것”이란 설명에선 남에 대한 배려심을 엿볼 수 있다. 실제 그는 오전 7시30분에 부산 연산동 본사에 출근했다 경남 양산에 있는 화승R&A·화승소재·화승T&C 등 계열사를 매일 돌아보면서 임직원의 목소리를 청취한다.



 “경제적으로 최고의 기업이 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진취와 열정, 정직과 성실에서 최고의 기업이 되었으면 한다.” 현 회장의 바람은 오늘날 고수익만 좇는 기업 세태에 잔잔한 울림이 되고 있다.



차진용 산업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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