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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世說)] 전기요금 올려 원전 안전기금 만들자

중앙일보 2011.05.02 00:16 종합 37면 지면보기






김창우
국가나노기술정책센터장




일본 동북부 지진해일(쓰나미)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누출 사고는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계속 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고는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모처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원자력 르네상스’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특히 원전 확대를 통한 화석에너지 사용을 축소해 나가려던 정부의 장기 에너지정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 원전을 폐지하거나 원전 확대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까지 원전을 대체할 만한 확실한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핵심은 원전의 전면 백지화가 아닌, 원전 안전성을 보다 확실하게 확보하는 것에 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규모의 지진은 아닐지라도 수퍼 태풍이나 대규모 자연재해에 취약한 부분이 없는지 재점검해 원전 안전성을 더 확실하게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조치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다. 지난 3월 현재 우리나라 발전원별 전력거래 단가는 1㎾h당 석유 186.3원, 원자력은 40.8원이며 가정용 평균 판매단가는 135원이다. 전체 발전원별 발전비율 중 화력이 66.3%, 원자력이 30.5%를 점유하고 있는 점에서 우리나라 가정은 비싼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력을 원자력 덕분에 싸게 구입하고 있는 것이다. 원자력을 통해 절감된 재원을 원전안전 보강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자는 것이다.



 즉 원자력 판매단가를 한시적으로 3원 정도 올리면 연간 4500억원 정도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오래된 원전 설비를 최신 기준에 맞게 보강하거나 쓰나미를 막을 수 있는 방파제 등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물론 전력요금이 일시적으로 인상되겠으나, 이는 장기적인 우리나라 원전발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들이 감수해야 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록 이웃 나라의 전례 없는 원전사고는 불행한 일이나, 우리에겐 이번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 우리나라의 원전 안전체계를 획기적으로 보강하고 한국의 원전산업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는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창우 국가나노기술정책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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