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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체공하다 요격, MQ-X 어벤저는 핵미사일 천적

중앙선데이 2011.05.01 02:50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첨단 무기의 세계 미래 공군의 주력, 무인 공격기













북한이 핵 미사일을 실제로 발사하려 한다면 한·미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현재는 눈앞에 닥친 문제가 아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심각한 사안이 될 수 있다. 북한이 핵탄두 경량화에 성공해 갈수록 성능이 개선되는 노동·대포동 같은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깝지는 않지만 아주 멀지도 않은 장래의 상황을 가정해보자.



북한 함경도 개마고원 지역에서 미사일 발사기지의 상황이 급작스러워진다. 핵탄두를 장착한 노동 미사일에 액체 연료 주입이 시작됐다. 훈련은 아니다. 훈련이라면 발사대가 한두 기여야 한다. 이번에는 여러 발사대다. 이 장면이 동해 상공을 고고도에서 비행하던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가 포착했다. 한·미 당국은 급박해진다. 한 시간이면 연료 주입이 끝난다. 남은 시간은 한 시간이란 의미다.



어떤 선택을 할까. 한·미 핫라인은 가동됐지만 전투부대를 준비시키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모자란다. 마침내 함경도에서 수기의 노동 미사일이 발사되고 궤도가 확인된다. 목표는 남한 남부 지역의 한 대도시, 그리고 일본의 미군기지다. 그런데 대기권으로 상승하던 탄도탄의 궤적이 갑작스레 레이더 화면에서 사라진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무인기다. 경보 발생 직후 오산 기지를 이륙한 어벤저 무인공격기가 발사한 NCADE 요격 미사일이 탄도탄들을 폭발시킨 것이다.



벌레형서 수십t 무인기까지 다양











미국 텔레딘라이언 항공사가 제작, 2004년 실전배치된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 [중앙포토]



무인기 시대가 오고 있다. 많은 항공 전문가가 “F-35가 최후의 유인 전투기가 될 것”이라고들 한다. 무인기의 장점은 뚜렷하다. 최대 매력은 인명 피해 없이 위험한 임무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무인기가 주로 동원됐던 정찰 영역이 특히 대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북아프리카를 정찰한 미군의 ‘3정찰 그룹’은 ‘부대 전력의 25%’에 해당되는 손실을 봤다. 여기에는 조종사·기체가 다 포함된다. 그에 비해 폭격기의 손실률은 5%. 1960년 5월 1일 소련이 미군의 U2 정찰기를 격추시킨 것을 포함, 냉전 동안 23대의 정찰기와 179명의 공군이 정찰임무에서 사망했다. 무인기는 적어도 인명 손실은 없다. 냉전 이후 무인기가 등장한 이래 활용도는 급증했다.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04년 9월 ‘지속적인 자유 작전’과 ‘이라크 작전’ 때 무인기 20여 기가 10만 회가량 출격했다.



무인기는 또 조종사의 기량 유지, 보관 유지 등에 비용이 적게 든다. 유인 전투기는 평시에 연 200시간 이상 비행을 해야 조종사의 기량이 유지된다. 비행기 동체도 끊임없이 보수해야 한다. 그러나 무인기 조종사는 시뮬레이션으로만 훈련할 수 있다. 무인기는 컨테이너에 밀봉 보관해 보수비도 적게 든다. 또 임무에 맞춰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몇 파운드에 지나지 않는 벌레형에서 수십t짜리 초대형기까지 있다.



비행기 활용 부분에서 특히 차이가 크다. 유인기의 비행시간은 조종사의 체력 한계가 결정한다. 99년 34일간의 코소보 공습작전을 하는 동안 B-2 폭격기는 미국의 미주리주에서 세르비아까지 30시간을 왕복했다. 당시 체제는 ‘정조종사 2명+대기 조종사 1명’이었다. 그러나 이 시스템으론 조종사의 피곤도가 너무 높아 랜드연구소는 “2+2 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무인기는 재급유만 받으면 몇 날 며칠을 비행할 수 있다. 전시엔 상시 공중 대기하고 있다 즉각 공격할 수 있다. 공군 관계자는 “그런데 유인기가 24시간 대기비행을 하려면 최소 10대가 동원돼야 한다”고 했다. 무인 공격기는 2대면 24시간 대기할 수 있다. 무인기는 또 기체 구조 한계까지 고기동 비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인 비행기는 급선회하며 강하하면 조종사가 9G 이상의 압력을 받아 의식을 잃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어떤 에이스 조종사도 무인기와 공중전을 하면 생존할 수 없다”고 했다.



무인기는 지금 진화 중이다. 현재 무인기의 주 용도는 감시-정찰 임무다. 과거 유인 정찰기가 했던 정찰 감시 업무는 지금 대부분 무인기 차지다. 현재는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대응 공격을 할 수 있는 근접항공지원용(CAS) 무인 공격기가 전력화되고 있다. 미 공군의 ‘2009 무인기 계획’에 따르면 성능이 더 향상된 무인기는 공군의 가장 위험한 업무인 적군의 방공망제압임무(SEAD), 적군 깊숙이 침투 공격하는 전장차단임무(BAI), 전자전공격임무(EA), 대공방어임무(DCA)로 진전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 가려면 길이 아직은 멀다.



미국 “2050년까지 수송기도 무인화”

현 단계 무인기는 지상에서 원격 조종 방식으로 조정한다. 이런 방식엔 단점이 있다. 원격조종에 필요한 데이터 전송량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전투임무 상황을 파악하려면 온갖 정보가 멀리 있는 통제소의 조종사까지 전달돼야 하는데 현재의 전송 능력으론 모자란다. 그 결과 지상의 조종사는 어려움에 직면한다.



또 랜드연구소 보고서 ‘MG-957 2010’에 따르면 원격 통신에 위성통신을 사용할 경우 몇 초간의 지연시간이 발생한다. 공중 전투가 벌어질 때 이 ‘몇 초 차이’는 승패를 결정한다. 그래서 원격 조종 무인기로 공중전투 임무는 불가능하다. 여기에 전파 자원의 한계로 동시에 많은 무인 전투기를 동원하기도 불가능하다. 지나치게 GPS 의존도가 높아 GPS위성이 공격당하면 순식간에 무력해진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2015~2020년이면 무인 전투기가 유인 전투기를 대체하기 시작할 것’이란 2000년대 초의 예측이 빗나갔다. ‘현재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려면 인공지능이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독자 작전을 할 만큼 인공지능을 구현하려면 현재보다 몇 십 배 빠른 연산 능력을 가진 컴퓨터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더 심해지는 발열현상을 해결해야 하고 더 소형화해야 한다. 그러나 필요한 ‘회로선폭 0.1㎛ 이하’로 하려면 현재 반도체 기술로는 어렵다. 완전 자율형 무인전투기는 양자컴퓨터나 광컴퓨터를 기다려야 한다. 랜드 보고서는 ‘2050년까지는 무인기의 유인기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래서 과도기로 유인기가 여러 대의 무인기를 통제하는 방식과 유·무인 겸용기를 개발해 위험한 임무를 무인모드로 운용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은 2050년까지 대형 수송기·급유기 등의 무인화를 구상하고 있다.



정찰·감시가 주 임무이던 무인기를 공격용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일은 미국이 가장 먼저 시작했다. RQ-1 프레데터 무인정찰기를 바탕으로 2001년 MQ-1 무인 경공격기를 개발했다. 5000m 중고도에서 대기하다 표적을 지정받으면 쏜살같이 날아가 기존의 공중지원 방식보다 훨씬 빠르게 표적을 처리했다. 이동 표적 공격에서 특히 명성을 과시했다. 아프가니스탄·이라크전 혹은 요즘의 전쟁 영화에서 자주 보는 장면들이다. 경공격기라 헬파이어 미사일 같은 가벼운 무장을 한다. 1t급 RQ-1을 5t으로 대형화한 게 MQ-9 무인공격기다. 최대 1.7t 무장을 하며 14~24시간 비행한다. 미 공군은 현재 130대의 MQ-1, 50여 대의 MQ-9을 보유하고 있고 2015 년까지 400여 대의 MQ-9을 생산할 계획이다.



미 공군은 다음 단계로 차기 무인공격기인 MQ-X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제너럴 아토믹사가 프레데터를 기반으로 제트엔진을 장착한 어벤저(프레데터-C형)를 제안하고 있다. MQ-X 무인전투기는 초기엔 공격 임무에 투입되다 차츰 공중전, 탄도탄 요격 임무로 진출할 계획이다.



미 공군은 해군과 ‘J-UCAS’라는 무인전투기를 개발하다 무인기로 적진 깊숙이 공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차기 중거리폭격기 개발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항모 발진 무인 정찰·공격기’ UCLASS 개발 계획을 만들었다. 현재는 노스롭그루먼사가 ‘X-47B’ 시범 사업을 하고 있으며 2018년까지 항모에서 발진, 적진 3000㎞ 이상 침투할 수 있는 무인공격기로 개발된다. 이 밖에 RQ-8 무인헬리콥터도 개발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무인기 강국이다. 이스라엘은 헤르메스와 에이탄이라는 프로펠러형 무인 공격기를 개발해 수출한다. 유럽에는 8개 항공업체가 연합해 개발 중인 ‘엔유론(nEUROn)’ 무인전투기가 있다. 6t짜리 스텔스형 무인전투기인 엔유론은 2012년 첫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 영국 BAE는 8t짜리 스텔스 무인전투기 타라니스를 개발 중이다. 10년 일정으로 진행 중이며 2017년께 완료된다. 러시아는 미그사에서 스카트라는 10t급 무인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



김병기 객원기자 zzei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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