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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의 재미있는 자연 이야기] ② 외래 동·식물

중앙일보 2011.04.28 03:30 Week& 10면 지면보기



거세지는 외래종 위세 … 우리 생태계는 우리가 지켜야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돼지풀·단풍잎돼지풀(오른쪽 사진) 같은 외래식물이 거침없이 퍼져가고 있다. 경기중북부·강원중북부가 중심이다. 무성한 군락을 이루면서 다른 식물이 자라는 것을 방해한다. 초가을 바람에 날리는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때문에 내버려 둘 수도 없다. 박과의 덩굴식물인 가시박(왼쪽 사진)도 왕성한 생장력으로 다른 식물을 뒤덮는 건 마찬가지다. 다 북아메리카에서 들어온 식물인데 이제 토종식물을 밀어낼 만큼 세력이 커졌다.



한반도 생태계를 위협하는 유해 외래종은 전국 곳곳에 퍼져있다. 물론 식물뿐만은 아니다. 과수나무 줄기에 긴 침을 꽂고 수액을 빨아 나무를 말라 죽게 하고, 과일에 분비물을 묻혀 병을 일으키는 주홍날개 꽃매미. 중국 남부와 동남아가 원산지인 이 꽃매미는 몹시 길고 추웠던 지난 겨울도 끄떡없이 넘겼다. 올 봄 전국 68개 시·군에서 알집(알 덩어리)이 발견됐다. 지난해 발견된 지역(48개 시·군)보다 늘어났다. 이달 초 농림수산식품부가 방제대책본부까지 구성하고 이 꽃매미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이미 몇 해 전부터 서울 한복판에서도 발견될 정도여서 근본적인 퇴치는 어려워 보인다.









박과의 덩굴식물인 가시박









돼지풀·단풍잎돼지풀



국립공원과 DMZ(비무장지대)에도 있다. 지난해 DMZ 생태계 조사에 나선 본지 취재팀이 강원도 철원군 민통선 안의 토교저수지를 찾았다. 물고기 조사를 위해 낚싯대를 드리우자 곧바로 15㎝짜리 파랑볼 우럭(블루길)이 걸려 나왔다. 낚시 초보자가 한 시간 동안 25마리나 잡았다. 50㎝가 넘는 큰입 배스도 간간이 잡혔다. 토종 민물고기의 씨를 말리는 큰입 배스와 블루길은 1960년대 말 미국에서 ‘단백질 공급원’으로 기르기 위해 들여왔으나 생태계 파괴자로 남았다.



다행히 악명을 떨치던 황소개구리는 거의 사라졌다. 왜가리·백로가 황소개구리 올챙이에 맛을 들인 덕분이다. 하지만 쥐처럼 생겼지만 덩치는 훨씬 큰 뉴트리아나 사향쥐 같이 새로운 외래종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 선박·항공기가 많은 사람과 화물을 지구 구석구석 실어 나르는 지금,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뒤바뀌는 상황에서 외래종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 다만 한반도 생태계를 보호하고 건강하게 지키는 것만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길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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