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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자원봉사 트렌드는 다문화가족 참여, 재능 나눔 바람 …

중앙일보 2011.04.28 03:30 Week& 2면 지면보기



2011 전국 자원봉사 대축제



중국·몽골·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의 여성들과 그 가족으로 구성된 ‘포천시 다문화새싹봉사단’이 24일 한 회원 집에서 인근 노인생활시설에 보낼 빵을 만들고 있다.



다문화가족들 특별한 나들이



지난 24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 가산면 정교리의 한 가정집 창고 앞마당. 밀가루 반죽을 든 아이와 어른 30여명의 부산한 움직임으로 왁자지껄했다. 중국·일본·몽골·필리핀·캄보디아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의 여성들과 그 가족들로 구성된 ‘다문화새싹봉사단’이 인근 노인생활시설인 자혜원에 가져갈 빵을 만드는 중이었다. 이 아홉 가족은 3년 전 포천시의 다문화가족 교육프로그램에서 알게 된 사이. 맏형 격인 조흥남(59·무역업)씨의 제안으로 매달 마지막 일요일에 친목을 겸해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2년 반이 넘었다. 오랫동안 이용업을 했던 조씨와 중국 출신 아내 자오렌시(47) 부부는 자혜원 어르신들의 머리도 깎아드린다. 중국 출신의 유여운(39)씨는 “우리 외국 출신 아내들에겐 ‘자원봉사’라는 개념이 정말 낯설었는데 함께 하다보니 금세 긍지를 느끼게 됐다”며 “남편과 아이들까지 모두 같이 하니 더욱 좋다”고 말했다.



  대구 ‘레인보우패밀리봉사단’도 중국·베트남·캄보디아 출신의 결혼이민여성 14명이 2008년에 만든 모임이다. 이들은 26일 정오 달서구 신당동 성서종합사회복지관에서 ‘홀로 어르신을 위한 행복한 상차림’ 행사를 했다. 회원들이 각자 집에서 미역국·잡채·불고기 등을 만들어와 혼자 사는 양모(76) 할머니의 생신상을 차려드린 것이다. 모임 회장인 중국 출신의 양미지(34)씨는 “우리를 딸이나 며느리처럼 대해 주시는 할머니가 맛있게 드셔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흐뭇해 했다.



  반면 대구의 ‘우리 생애 최고의 모임(우생모)’은 결혼이민여성들의 한국 적응을 돕는 봉사단이다. 27일에는 베트남·캄보디아 출신의 결혼이민여성 6명과 함께 경북관광순환열차를 타고 문경의 관광지를 돌아보는 ‘공감나눔 여행’을 다녀왔다. 이점임 회장은 “한국 문화를 가르쳐주려고 마련한 여행”이라며 “평소에는 한 달에 두 번씩 함께 장을 보거나 야유회를 간다”고 설명했다. 대구의 ‘아이유(I&U) 자원봉사단’ 역시 다문화 가정을 위한 대학생 모임이다. 이들은 30일 베트남·중국 출신의 다문화 가정 15가구를 초청해 ‘다문화 가정 모국 이해하기(엄마랑 나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나눌수록 더욱 빛나는 재능



23일 오후 전남 여수시 화양면의 부랑인 시설 금강원. 이곳에서 생활하는 40여명은 눈 앞에서 펼쳐지는 신기한 매직쇼에 푹 빠져 있었다. 빈 손 안에서 꽃이나 우산이 나타나는가 하면 사람이 공중으로 뜨고, 1000원권 지폐가 1만원권으로 바뀌더니 다시 5만원권으로 바뀌고…. 여수지역의 직업인 마술사와 직장인·청소년 회원 등으로 구성된 에이스마술동호회의 자원봉사 공연이었다. 이들은 과일·떡 등도 가져가, 찾아오는 이 없는 금강원 사람들의 쓸쓸한 주말을 달래줬다. 회장인 매직 프로듀서 김흥선(41)씨는 “평소에는 매주 지역아동센터들을 찾아간다”며 “우리의 마술을 보는 동안만은 모두 자신의 어려운 처지나 시름을 잊는 듯해 가능한 한 자주 많이 다니려 한다”고 말했다.



 충남 부여군의 굿뜨래수지침전문봉사단 회원들은 모두 고려수지침요법사 자격증을 가진 40·50대 주민들이다. 이들은 27일 오전 부여읍 부여장로교회를 찾아 혈액순환에 어려움을 겪는 읍내 50∼70대 장애인과 노인 300여명에게 수지침을 놓아 줬다. 2001년 만들어진 이 봉사단은 평소에도 매달 3∼4차례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민병희(43·여) 회장은 “손발이 저리는 노인들이 ‘효과를 봤다’며 또다시 찾아 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주 비전대학의 치위생과 학생 45명의 봉사 동아리 ‘빛난이’는 25일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스케일링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 28일에는 전주시 평화동 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들 50여명의 틀니 세척 서비스를 해주고, 틀니 관리 방법과 치솔질 요령 등에 대한 교육도 한다. 회장을 맡고 있는 성예진(21)씨는 “실기 경험도 쌓으면서 어려운 이웃들도 도우니 보람이 몇배 크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국외대 통역봉사동아리인 BBB는 아주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학생들과 함께 28~29일 노인복지센터를 찾아간다. 외국학생들이 자국문화를 원어로 소개하면 BBB회원들이 우리 말로 통역을 하는 교양특강이다. 어르신들에 통역봉사도 하고, 간식도 함께 만들어 먹을 예정이다. 제주도 서귀포건축기술자봉사회는 자원봉사대축제 마지막 날인 다음달 1일에 지역의 시각장애인 집을 찾아가 지붕 수리 및 집안 정리를 해줄 계획이다.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의 송석구 위원장(왼쪽)이 23일 서울 창신동의 쪽방촌에서 집수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봉사에 나이는 숫자일 뿐”



경북 경주의 선덕여중 학부모 봉사회 회원 30여명은 ‘놀토’인 지난 23일 오전 학생·교사들과 함께 인왕동 교정에 할미꽃·제비꽃 등 야생화 50여 종을 심었다. 다음달 1일에는 의지할 곳 없는 노인과 지체장애인들의 생활시설인 푸른마을과 임마누엘 사랑의 집 등을 찾아가 생일 잔치를 해준다. 국수를 삶아 대접하고 생일 축하 케이크를 자르며 함께 노래도 부를 계획이다. 선덕여중 정재운(60) 교감은 “학부모와 학생·교사가 한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인성 교육도 되지요”라고 말했다.



충남 태안군 안면중·고교의 환경 동아리 ‘안면도지킴이’는 23일 오전 안면읍 바람아래해수욕장에서 환경보전활동을 벌였다. 해수욕장에서 쓰레기 10포대를 수거했다. 김정호(52)지도교사는 “피서철을 앞두고 우리 고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깨끗한 인상을 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면도지킴이는 청정지역을 자랑하던 안면도의 환경이 점점 오염되는 것을 보고 학생과 교사·학부모들이 ‘우리 고장의 환경은 우리가 지킨다’라는 슬로건 아래 2006년 만들었다. 이 동아리 학생들은 안면도 일대 13개 해수욕장을 주기적으로 돌며 자연보호활동을 벌이는 한편, 사구·갯벌·숲의 동·식물 탐사활동 등 환경체험학습도 한다.



경북 안동의 ‘노·노클럽’은 29일 용상동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시민들의 애송시가 적힌 홍보물을 붙인다. 노·노클럽은 공직 등에서 물러난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노인이 노인을 돕자’며 2004년 구성한 봉사모임이다. 홍보물에는 시와 함께 ‘자세를 낮추고 젊은이를 도와 주라’ 등 노인이 지켜야 할 수칙도 들어간다. 이 모임이 버스 승강장을 주목한 것은 노인이 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사해 보니 변두리 승강장은 엉망이었다. 주변에는 쓰레기가 흩어져 있고 광고 벽보 등이 여기저기 무질서하게 붙어 있었다. 노·노클럽 이상주(79) 회장은 “시간 여유가 있는 우리가 승강장 정비와 청결에 먼저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 50명은 이날부터 용상동과 송천동의 버스 승강장 26곳을 차례로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전국 특별취재팀=이찬호·이해석·서형식·장대석·홍권삼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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