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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 이지송식 ‘클린 입찰심사’ 시스템 정립

중앙일보 2011.04.28 03:20 부동산 및 광고특집 5면 지면보기
경영정상화를 위한 개혁 바람이 불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지송 사장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을 단행하고 있는 LH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클린’이다. 단 1명의 직원도 비리에 연루되지 못하도록 강력한 부패근절대책을 추진해 청렴·투명한 조직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다.



 LH의 이런 의지는 다양한 방식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LH클린심사시스템은 건설사의 수주 과대경쟁으로 인한 로비와 자질 없는 심사위원들의 처신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던 입찰심사제도를 재정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H는 입찰비리를 막기 위해 심사위원을 입찰 업체 입회하에 선정하고 심사 전 과정을 공개, 공정성에 대한 잡음을 없애기로 했다. 입찰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심사위원들이 출품작들을 심사하고 있다.







 ◆클린LH의 핵심 ‘클린심사시스템’=지난해 3월부터 시행 중인 이 제도는 그간 입찰심사 과정에서 빚어졌던 관행을 바로 잡고 심의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턴키공사 심의 전과장을 완전 공개하는 제도다. 우선 심사위원은 심사부서, 인사 및 감사부서와 임원회의, 입찰참가업체 검증 등 3단계 검증 과정을 통해 청렴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사람들로 선정된다. 이전에는 심사부서에서 심사위원을 비공개로 정했다.



 3단계 검증 과정을 통해 선정된 LH전담심사위원들은 심사 3~7일 전에 명단이 공개되며 선정방법·심사진행절차·심상방법 등도 사전에 미리 공개된다. 특히 설계심의 과정을 CCTV로 실시간 중계해 심의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오해의 소지를 차단하고 심의과정을 투명하게 개선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심사위원 설계도서 검토기간을 20일 이상으로 정해 내실 있는 설계검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평가 사유서를 A4용지로 10장 이상 의무적으로 작성하도록 해 심사위원들이 책임있는 평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심사위원 윤리행동강령 제정, LH클린심사 선포식 개최, 청렴교육 등을 실시하며 심사위원에게 개별 금융거래·통화내역 조회 동의서 및 청렴 서약서를 받아 공정한 심사관리를 위한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다.



 ◆10만원 원스트라이크 아웃=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을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입찰 참여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열고 동등한 입찰정보 제공, 위법행위에 대한 주의, 청렴이행 공동서약서 작성 등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보금자리2차지구와 U-City구축사업 건축설계 심사 때는 이지송 사장이 직접 심사위원에게 우수한 디자인과 앞선 기술력을 갖춘 작품만을 선정할 것을 당부하는 청렴교육을 시행했다. 또 심사일에는 심사장에 심사위원간 담합 등 부정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감사실 직원과 간부직원들로 구성된 특별참관단을 입회하도록 했다.



 이 사장은 “건설 관련 부조리를 뿌리뽑고 기술력만으로 경쟁하는 공정한 입찰질서 확립을 위한 LH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최저가 심사제도를 주관적 심사에서 객관적 심사로 개선하고 우수시공 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제도도 개선했다.



 이밖에도 ‘10만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클린 소사이어티(Clean Society)’ 등을 운영하고 있다. 10만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직무와 관련해서 10만원을 초과해 금품 등을 수수할 경우 즉시 퇴출시키는 제도다.



 클린 소사이어티는 건설사 현장책임자로 협의체를 운영해 탁상공론이 아닌 현실적인 제도 마련을 할 수 있는 장치다. 공기업 최초로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특별감찰단’을 조성하고 일종의 암행어사 제도인 ‘지방 감찰분소’도 설치한다. 특별감찰단은 외부 감찰전문가로 이뤄진 팀(5인 이하)으로 이뤄지며 특별감찰 활동을 펼친다.





친환경 주거 한국적 모델 만들었다











신디자인 ‘지생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자연·인간·주거공간에 대한 의식의 전환, 근본주의적 접근방법, 생태주의 이념에 기초한 ‘지생가(地生家·사진)’라는 디자인 기본 원칙을 담은 새로운 디자인 비전을 수립했다.



 LH 디자인의 이념인 지생가는 ‘땅이 집을 낳는다’ ‘땅과 집은 하나다’라는 의미로 자연과 주택이라는 인공물과의 관계성에 대한 새로운 규범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지생가는 LH가 2009년 10월 한국토지공사(L, 地)와 대한주택공사(H, 家)가 합병돼 유기적인 한 기관으로 탄생(生)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디자인비전 수립은 서울시 부시장 겸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이었던 권영걸 교수(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팀이 수행했다. 디자인서울 정책을 진두지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건축디자인, 외부환경디자인, 시각디자인, 시설물디자인, 야간경관디자인 등 5대 분야에 대한 정밀한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디자인 가이드라인에는 원가 절감에서부터 자연성에 기초한 건강한 주거공간을 위한 절제된 디자인 지침이 포함되어 있다. LH 공동주택은 앞으로 지생가의 디자인 비전 아래 주변 녹지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초록이 보이는 지붕, 그리고 불필요한 장식요소가 배제된 단정한 입면의 건축물로 구현된다.



 기존의 공동주택이 저층부를 마감재와 색으로 차별화하던 것과 달리 LH 공동주택의 저층부는 형태와 구조(층고)에 변화를 줘 저층부 거주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종래의 폐쇄적인 어두운 비상계단실은 과감하게 넓은 유리면을 적용해 햇빛이 들어오는 밝은 이동공간으로 조성하고, 적극적으로 실내조경을 하여 주민들의 자연스러운 만남의 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단지 내의 외부공간은 생태주거단지 지생가의 디자인 비전이 더욱 구체화된다. 수목의 밀식으로 만들어진 습한 그늘은 식재 사이에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해 빛을 끌어들이고, 단지 외부와 내부를 차단시키는 경계면의 옹벽과 방음벽을 최소화해 밝은 햇빛과 시원한 나무그늘이 있는 단지산책로가 조성된다.



 권영걸 교수는 “지난 20년간 풍미해온 화려하고 귀족적인 주거양식, 진정한 삶의 가치 보다 외형적인 허세를 추구해온 대한민국 주택시장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며 “LH는 주택시장의 과도한 상업주의적 흐름에 맞서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진정한 ‘참살이 주거문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LH는 이번 디자인 비전수립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친환경적인 집합주거공간의 한국적 규범을 제시하는 동시에 LH와 국민이 함께 초록의 삶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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