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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산층 부풀리기 들통났다

중앙일보 2011.04.28 03:00 종합 24면 지면보기



14억 들인 부실 ‘서울 서베이’
중산층 비율 1년 새 9%P나 줄어
2008~2009 조사 땐 소득기준 낮춰
이번에 원위치 …‘거품’ 사라져





서울시가 2008~2009년 소득통계 조사를 엉터리로 해 중산층 비율을 부풀려 발표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는 서울시가 27일 ‘2010 서울 서베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중산층 가구의 비율은 전체의 50.3%로 조사됐다. 문제는 지난해 4월 발표한 ‘2009년 서울 서베이’엔 중산층 비율이 59.5%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 자료에 따른다면 1년 동안 서울 중산층 가구의 비율이 9.2%포인트나 줄었다.



 자료가 나오자 학계에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강정한 교수는 “지난해엔 경제위기도 없었는데 중산층이 9%포인트나 줄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본지가 중산층 비율이 크게 준 이유를 질문하자 서울시 관계자는 “소득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아니고 응답자의 답변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늦게 “2008·2009년 조사에 문제가 있었고, 2010년은 제대로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조사한 중산층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소득 기준으로 정한 것이다. 전체 집단 중 중간 소득 가구를 기준으로 70~150% 범위에 있으면 중산층으로 분류한다. 지난해의 경우 중간 가구의 소득이 월 300만원이었고 월 210만~450만원의 소득을 올리면 중산층으로 분류됐다. 서울시는 2008~2009년에도 중간 가구 소득을 월 300만원으로 잡았지만 중산층의 범위를 월 소득 200만~450만원으로 넓혔다. 실제 소득이 210만~220만원인 가구도 답변을 할 때는 200만원 정도로 답하기 때문에 이렇게 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서강대 사회학과 김영수 교수는 “소득수준을 물어서 나온 수치를 그대로 써야지 멋대로 범위를 넓힌 것은 문제”라 고 지적했다. 서울 서베이는 2003년부터 매년 10월 한 달간 약 2만 가구를 조사한 것이다. 지난해 조사비용은 13억9300만원이었다.



전영선·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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