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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폐로 이동 …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입원

중앙일보 2011.04.28 02:00 종합 2면 지면보기



이물질 들어간 경위 미스터리
한의사협회 “침이라니 … 황당”
서울대병원에 정보 공개 요구



노태우 전 대통령이 휠체어를 타고 서울대병원 특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몸속 이물질 미스터리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나흘 만에 퇴원한 노 전 대통령은 27일 오후 2시 다시 서울대병원 특실에 입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오른쪽 폐에 길이 3~4㎝의 침(鍼)처럼 보이는 이물질이 몸속 더 깊은 곳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검진 결과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침처럼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며 “실제 침인지는 수술로 꺼내 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4월 23일자 2면>



 당초 이물질이 발견된 것은 기관지로 전해졌으나 폐(기관지+폐포) 아래쪽으로 더 내려간 것으로 추정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김세균 교수는 “만일 이물질이 폐의 깊은 부위에 있다면 내시경 수술이 불가능하다”며 “그렇다면 개복 수술을 해야 하는데 전신마취 때문에 환자에게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침 제거 수술은 28일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물질이 어떤 경로로 몸속에 들어가게 됐는지는 불분명하다. 극히 드물지만 이론적으론 세 가지 경로가 가능하다. 숨을 쉴 때 침의 일부가 기관지로 빨려들어 가거나 침이 굵은 혈관을 타고 심장을 경유한 뒤 폐동맥을 따라 폐에 박히거나 근육에 깊게 찌른 침이 폐에 닿은 뒤 부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침이 기관지에 들어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한다. 연세대 김 교수는 “피부 근육에 놓은 침이 기관지까지 닿은 사례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도 “침(이물질)의 이동 경로 자체가 미스터리”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27일 한의사협회는 “상식적으로 침이 몸속에 들어갔다는 얘기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는 회원들의 지적에 따라 서울대 측에 관련 정보 제공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협회 한진우 홍보이사는 “노 전 대통령을 치료한 한의사가 있으면 나와 달라는 안내문을 협회 홈페이지에 올렸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미국에서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뒤 서울대병원에서 장기간 치료와 검진을 받아왔으며 지난해 말에도 고열로 입원한 바 있다. 기관지 절개 수술도 받아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희귀 신경계 질환인 소뇌 위축증의 여파로 보행이 어렵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종민 교수는 “소뇌 위축증(파킨슨 증후군)은 파킨슨병과 비슷한 질병인데 파킨슨병보다 치료가 어렵고 환자의 고통이 심하다”고 말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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