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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유시민의 좌절

중앙일보 2011.04.28 01:43 종합 6면 지면보기



유시민의 좌절 야권 주자 지지도 1위 … 단일화 이겼지만 본선서 패배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27일 밤 이봉수 후보의 패색이 짙어지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예감을 한 것일까.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27일 김해을 보궐선거의 개표 방송이 한창 진행 중인 10시쯤 슬며시 자리를 떴다. 1% 내외로 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였다. 유 대표의 측근은 “내일 예정대로 창원 터널에서 출근 인사를 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유 대표가 준비했던 당선인사는 낙선인사가 되게 됐다.



 야권 단일후보인 이 후보가 김 후보에게 패하면서 유 대표는 다시 한번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하게 됐다.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선 위력을 발휘했던 그였지만 늘 본선에선 한계를 드러냈다. 앞서 그는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단일후보 경선에선 민주당 김진표 의원에게 승리했으나 본선에서 김문수 후보에게 패했다.



 승부처에서만 두 번째 패배에 야권에선 유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유 대표가 유권자들의 눈높이를 무시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후보 단일화 방식을 택한 결과”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도 “단일화 승부엔 이기고도 본선에선 패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지지층의 확장력에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 대표의 고집으로 본선 경쟁력이 약한 후보를 단일 후보로 선출한 탓에 진 것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권에선 단일 후보 선출 과정에서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에게 국민참여당 측이 출마 포기를 요구했던 것이 패배의 결정적 이유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봉하마을이 있는 진영읍에서 김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친 데 대해선 참여당 인사들조차 “어떻게 이럴 수가…”라며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유 대표의 정치적 행보는 당분간 위축될 전망이다. 원내 의석을 확보해 자력으로 당세를 키운 다음 내년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야권연대의 한 축을 담당하려던 참여당의 목표도 동력을 잃게 됐다. 유 대표는 3월 전당대회에서 “내년 야권연대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면 진보개혁 정당이 180석을 확보하고 그중 20석 정도가 국민참여당의 몫”이라고 말했었다.



 무엇보다 야권연대의 주축으로서의 리더십에 금이 간 게 가장 큰 상처다. 민주노동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그는 단일화 과정에서 너무 많은 ‘바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통합 압력도 거세지게 됐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참여당의 힘으로 후보를 당선시킬 수 없다는 것이 검증됐다”며 “역설적으로 유 대표가 살 수 있는 길은 민주당과 통합하는 길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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