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곽승준 “연기금으로 대기업 견제” 발언 일파만파

중앙일보 2011.04.28 01:25 종합 12면 지면보기



정두언은 동조하고 청와대는 선 긋고 대기업은 우회 비판





27일에도 정치권과 재계에선 전날 곽승준(사진) 미래기획위원장의 연·기금 주주권 행사 주장에 대한 파장이 이어졌다.



한나라당에선 곽 위원장의 주장에 동조하는 발언이 나왔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벌 관료주의의 폐해가 극심하다”며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또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필리핀이 잘나가다가 정체의 늪에 빠져버린 이유가 몇몇의 거대 지주 가문이 국가경제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 재벌이 그러한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재벌 문제에 대해 우리 정치권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에선 다른 얘기가 나왔다. 정책 라인에선 “곽 위원장의 발언은 이 대통령의 뜻과 다르다”고 말한다. 한 고위 관계자는 “동반성장을 하더라도 타율이 아닌 자율 상생을 해야 한다”며 “시장에 지나친 간섭을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야당에선 곽 위원장의 주장을 비판했다.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은 “곽 위원장의 연기금 활용 주장은 임기 말 재벌 길들이기가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정책위의장은 “만일 곽승준 위원장의 발언대로 한다면 민간 기업을 국유화할 수도 있게 된다”며 “이는 대한민국의 헌법 이념에도 위배되는 묵과할 수 없는 발상”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재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진영으로 갈렸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곽 위원장 주장을 “의미 있는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또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는 시장원리에 부합하는, 국민들에 대한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고 장기투자가 많은 연금의 수익성 측면에서도 필요한 것”이라며 “정당한 주주권 행사를 사회주의 등 이념적 갈등으로 몰아세우기보다 국민연금 자체의 지배구조 개선, 투명성과 독립성 확보 등을 위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있어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기업들은 이날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대신 동반성장위원회가 추진 중인 ‘중기 적합 업종·품목 가이드라인’을 문제 삼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와 업종단체 등 10개 경제단체는 이날 “가이드라인이 합리적으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건의문을 동반성장위원회와 지식경제부·중소기업청에 냈다. 동반위의 가이드라인대로 시장 규모 상한을 1조5000억원으로 하면 디지털카메라·김치냉장고·라면·분유 등 현재 대기업들만 만드는 물품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또 중기 적합 업종·품목을 선정하는 것 자체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혁주·백일현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곽승준
(郭承俊)
[現]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1960년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