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발전기, 일 1만 가구에 ‘우호의 빛’

중앙일보 2011.04.28 01:19 종합 14면 지면보기



이동식 발전설비 4기 기증 … 오늘부터 도쿄 등에 전기 공급



우리 정부와 현대중공업이 지진 피해로 전력난를 겪고 있는 일본에 제공한 이동식 발전기가 27일 지바현에 설치돼 가동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의 민계식 회장(앞줄 왼쪽에서 셋째)과 도쿄전력의 고바야시 다카시 화력사업소장(앞줄 왼쪽에서 둘째)이 관계자들과 함께 준공식에 참석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지난달 도쿄전력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일본 수도권에 한국에서 기증한 이동식 발전기가 설치돼 27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지바(千葉)현의 도쿄전력 아네가사키 발전소에 설치한 이동식 발전설비 4기의 준공식을 열고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동일본 대지진 발생 후 후쿠시마 원전 가동이 중단되자 한국 정부와 현대중공업이 국산 이동식 발전설비를 급파한 것이다. 약 50억원으로 예상되는 비용 중 3분의 2는 현대중공업이, 나머지는 정부(대한적십자사 모금액)가 부담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일본이 전력난을 극복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되고, 한·일 양국 우호 증진에 촉매제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준공식에는 민 회장 외에 고바야시 다카시(小林隆) 도쿄전력 화력사업소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발전기 4대의 총 발전용량은 5600㎾. 이곳에서 생산된 전기는 도쿄와 지바 등 수도권의 약 1만 가구에 공급된다.



 한 대에 10억원이 넘는 발전설비를 후쿠시마 원전에 제공키로 결정한 것은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이다. 그는 지난달 19일 미국 GE가 가스터빈 발전기 10대를 일본에 보내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미국 발전기는 설치 기간이 석 달이나 걸리니 우리 발전기를 보내자”고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건의했다. GE는 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의 시공 및 설계를 담당한 회사로, 일본 측은 GE에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 중이다.



결국 도쿄전력은 GE의 가스터빈 제안을 거절하고 현대중공업 발전기를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보통 3개월이 걸리는 발전기 설치 작업을 4주 만에 끝냈다. 현대중공업이 발전기 제공 의사를 밝힌 지 5주 만에 모든 설치를 끝내자 도쿄전력의 한 부장은 “놀랍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