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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 ‘영업정지’ 흘렸다

중앙일보 2011.04.28 01:16 종합 22면 지면보기
지난 2월 부산저축은행 계열 5개 은행에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지기 전날 금융당국 관계자가 박연호(61·구속) 회장 등 이 은행 고위 인사들에게 관련 정보를 유출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기밀을 유출한 이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직원 “감사가 전날 밤 자진 신청 권유받았다 말해”

 부실 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27일 최근 소환 조사한 부산저축은행 직원에게서 “영업정지 전날인 2월 16일 오후 11시쯤 강성우(60·구속) 감사가 본사 임직원들을 소집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측으로부터 자진해서 영업정지를 신청하라는 권유를 받았다’며 찬반 의견을 물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 직원은 “강 감사는 당시 박 회장과 김민영(65·구속) 은행 대표도 (같은 내용의)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문제의 금융당국 관계자가 이들에게 정보를 흘려줌으로써 부산저축은행 등 저축은행의 VIP 고객, 은행 임직원과 임직원 친인척 등이 영업정지 전날 모두 1077억원(총 3588건)을 인출하는 사태가 빚어진 것으로 보고 기밀 유출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또 금융위원회가 같은 달 17일 오전 임시회의를 열고 부산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하기 30분 전에 강 감사가 영업정지 결정 사실을 통보받았다는 단서를 잡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기밀을 유출한 금융당국 관계자에 대해선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특히 부산저축은행에 장기간 근무한 강 감사가 자녀 지분까지 합쳐 이 은행 주식 8.41%를 보유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는 이 은행 김 대표(2.25%)는 물론, 김양 은행장(5.29%)보다 많은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영업정지는 강제 처분으로 은행 등의 신청을 받아서 하는 게 아니다”라며 “금융당국이 영업정지 자진 신청을 권유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강 감사와 함께 근무했던 금감원 부국장 출신인 강모(58) 감사(사외이사)가 영업정지 결정이 내려진 날 사표를 낸 사실도 확인하고 금감원·금융위를 상대로 한 로비와 관련돼 있는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 지난 3년간 부산저축은행 감사로 근무했던 금융위·금감원 퇴직 인사 7명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캐고 있다.



임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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