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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명박 정권, 총체적 개혁 나서야

중앙일보 2011.04.28 00:30 종합 34면 지면보기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크게 후퇴했다. 정권은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흔들리더니 이젠 추락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변화의 가장 충격적인 현장은 분당을이다. 분당은 제2의 강남이며 보수·우파 중산층의 대표적인 중심지대다. 정권 취임 직후인 2008년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 임태희(현 대통령 실장) 후보는 71.6%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었다. 그런 핵심 기반이 집권 3년 만에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전통적인 강세지역인 강원에서도 잇따른 패배를 기록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531만 표 차로 당선됐고 당은 2008년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했다. 그런 정권이 이렇게 축소된 데에는 외생(外生)과 내생의 요인이 있을 것이다. 정권은 경제위기 극복과 대기업 성적 그리고 수치(數値) 경제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러나 실업·바닥경기·전세·물가 같은 민생 경제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특히 전셋값과 물가의 급등은 서민·중산층의 고통과 불만을 잔뜩 키워 놓았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20~30대 투표율은 4년 전보다 5~10%포인트 뛰어올랐다. 어려운 취직과 내 집 마련 그리고 무거운 미래에 화가 나있는 그들이 투표장으로 몰려갔던 것이다. 이번에도 이들은 투표율을 높이면서 기득권 세력에 대한 원초적인 반감을 여지없이 표출한 것 같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선 국가안보 의식이 늘었다. 그러나 그들은 민주당의 대북 유화정책보다는 ‘살기 힘든 세상’에 먼저 분노한 것으로 보인다.



  내생적 요인도 심각하다. 정권은 지난해 지방선거라는 중간평가에서 섬뜩한 경고를 받았다. 정권은 “오만을 반성하겠다”고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아니 갈등과 분열은 오히려 악화됐다. 여권의 두 축인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는 여전히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이다. 정권의 2인자라는 이재오 특임장관은 ‘친이계’라는 권력의 우물에 갇혀서 개헌 같은 비(非)현실적 과제에 매달렸다. 집권당 지도부는 반목과 개인플레이의 ‘봉숭아 학당’이다. 그런 지도부를 떠나 의원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에 정신이 없다.



  6·2에 이어 이번 재·보선은 보수·우파 한나라당 정권의 기로(岐路)를 알리는 표지판이다. 앞으로 야권은 모든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라는 성벽을 쌓을 것이다. 이 성벽 앞에 서있는 한나라당 정권은 제대로 변신하지 않으면 내년 4월 총선에서 여소야대로 추락할 것이다. 의회를 잃으면 정권은 반쪽짜리다. 여권은 대(大)개혁에 나서야 한다. 당 지도부 교체를 비롯한 대대적인 국정쇄신을 단행해야 한다. 개헌은 빨리 접고 국민경선을 포함한 공천개혁으로 새로운 의지를 보여야 한다.



  여당의 패퇴가 순전히 야당의 승리는 아니다. 포퓰리즘과 친북적인 대북 정책, 의원들의 무책임한 선동과 저질 언행은 선거로 면죄부를 받는 게 아니다. 각성(覺醒)은 민주당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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