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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벤처 신화’의 몰락 … 호리에, 결국 감옥 간다

중앙일보 2011.04.28 00:09 종합 32면 지면보기



2년6월형 확정 내달 재수감





2000년대 중반 일본 사회를 줄곧 떠들썩하게 했던 호리에 다카후미(38·사진) 전 라이브도어 사장에게 결국 2년6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26일 5년 전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호리에 전 사장의 상고를 기각하고 2년6월의 실형을 확정했다. 호리에는 다음달 수감될 예정이다.



 호리에 전 사장은 도쿄대학 재학 중인 23세 때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업체 ‘온더엣지’(라이브도어의 전신)를 창립, 한때 50개의 계열사를 거느렸다. IT(정보기술) 붐을 일으킨 선구자적 존재로 젊은이들 사이에는 ‘호리에몽’이란 애칭으로 불렸다. 2005년에는 민방 후지TV가 소유한 니폰방송(라디오 회사)에 적대적 M&A를 공개선언해 ‘올드 미디어 대 신흥 IT의 대결’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앞으로 신문과 TV를 죽여가겠다” “오래된 것들은 다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 등의 과격한 발언으로 보수적 일본 사회의 반발도 대단했다. 실제 그의 구속을 둘러싸곤 “기득권 세력이 손을 잡고 의도적으로 호리에를 손봤다”는 분석도 많았다.



 26일 오후 실형이 확정된 후 기자회견을 연 호리에 전 사장은 “일본 검찰은 질 낮은 부하와 같아 100번이고 계속 이야기하지 않으면 못 알아듣는다”며 “하지만 인생의 진실은 부조리와 불평등이니 이것도 다 운명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나를 구속시킴으로 인해 일본에서의 기업 인수합병(M&A)은 격감했고 상장기업들도 콤플라이언스(법령 준수)에 비용을 과다지출해 이익이 줄었다”며 “이는 세수 감소, 재정 악화라는 악순환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수감기간 중) 책을 2000권 정도 읽을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재기 의지도 내비쳤다.



 일 언론들은 “호리에를 구속한 2006년 1월 이후 도쿄증권거래소의 벤처지수는 80% 이상 폭락했고 기업공개(IPO)도 연간 188곳에서 22곳으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인터넷에는 “못이 튀어나오면 얻어맞는 게 일본 사회” “다양한 인간이 있는 사회가 건강한 것”이라며 호리에를 두둔하는 의견들이 대다수였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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