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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뒤면 원불교 100년 … 10월 문 열 미주총부는 세계화 전초기지”

중앙일보 2011.04.28 00:08 종합 32면 지면보기



오늘 원기 96년 ‘대각개교절’ 맞은 김주원 교정원장



27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 은덕문화원에서 만난 원불교 김주원 교정원장은 “원불교 100년을 앞두고 미국 뉴욕에 미주총부를 세운다. 원불교 세계화를 위한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때는 ‘100년’ 하면 까마득했다. 이제 ‘원불교 창교 100년’을 4년 앞두고 있다. 감회가 새롭다.” 28일 원불교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을 맞아 전산(田山) 김주원(63) 교정원장이 서울 종로구 원서동 은덕문화원에서 27일 기자간담회를 했다. 교정원장은 원불교의 행정수반을 말한다. 불교 조계종으로 치면 총무원장이다. 김 교정원장은 48년 전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땐 제가 대학교를 갓 졸업했을 때였어요. 대산 종법사(조계종의 종정에 해당하는 원불교의 최고 수장)를 뵈었는데, ‘원불교 100년 행사 때는 세계에서 손님이 올 것이다. 너희는 그때 몇 살이냐’고 물어보셨습니다.”



 당시만 해도 김 교정원장은 뜬금이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대산 종법사는 “내 말을 못 믿겠거든 수첩에 적어두어라. 원불교 100년 행사는 금강산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때는 북한 얘길 잘못하면 잡혀가던 시절이었어요. 지금 돌아보면 선견지명이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불교 100년의 의미는 어떤 걸까.



 “원불교에선 40~50년이 지나면 결실(結實), 400~500년이 지나면 결복(結福)이라고 합니다. 100년은 두 자리 수에서 세 자리 수가 되는 첫해죠. 그만큼 의미가 깊습니다. 결실시대를 마감하고 결복시대를 여는 거죠. 결실은 안으로 안정, 결복은 밖으로 안정을 뜻합니다. 결복시대, 다시 말하면 원불교의 세계화를 의미합니다. 그 전초기지로서 미주 총부가 중요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김 교정원장은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봄이 되면 꽃샘추위가 옵니다. 지금은 풀리는 시대죠. 갈수록 막히고, 갈수록 얼고, 갈수록 차별되는 시대는 절대로 아닙니다. 그러니 남북관계가 잠시 경색되더라도 큰 틀에서 길게 봐야 합니다.”



 교정원장은 남북관계를 자식 키우기에 빗댔다. “부모가 자식을 기를 때도 수십 년간 투자를 하죠. 남북관계도 우리가 손해 보고 끌려가는 것 같지만, 도움을 주다 보면 주먹 쥔 상대의 마음이 풀리게 됩니다. 그게 이치입니다.”



 원불교는 10월 2일 미국 뉴욕에 미주총부법인 원달마센터를 개원한다. 향후 미국에도 종법사를 따로 두고 해외포교의 전진기지로 삼을 예정이다. 해외에 총부가 많이 생겨도 나라마다 종법사를 따로 두고 운용할 계획이다.



 “서양인들이 원불교에 관심을 가질 것 같나?”는 물음에 김 교정원장은 “서구인들은 합리적이고 실용적이더라. 그런데 소태산(少太山·1891~1943·원불교 교조) 대종사님의 정신이 실용주의·합리주의·사실주의입니다. 원불교에는 11과목의 훈련(수행)법이 있습니다. 한국을 찾아 그걸 체험했던 서양인은 아주 만족했습니다. 하나 같이 ‘미국에도 이게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뜻있는 서양인이 찾아와서 원불교를 통해 마음공부를 하기 시작하면 하나의 조용한 혁명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라고 대답했다.



 올해 대각개교절의 주제는 ‘모두가 은혜입니다’. 이에 담긴 뜻을 물었다.



 “대종사께서 세상에 오신 것은 그 자체가 은혜입니다. 밝히신 진리도 ‘모두가 부처다’입니다. 사람도, 동물도, 미물도, 광물도 모두 처처불상(處處佛像)이죠. 진리의 화현(化現)입니다. 그게 드러나면 이 세상이 부처님으로 가득 찬 꽃밭이 되지 않을까요. 대종사께선 미륵불이 다른 게 아니라 부처가 세상에 가득 찼다는 뜻이라고 하셨습니다.”



 원불교에서 정한 소주제도 있다. ‘나를 위해 오신 대종사님’이다.



 “예전에 대산 종법사님이 물었습니다. ‘대종사님이 왜 오셨느냐?’ 사람들은 ‘일체중생을 위해서 오셨다’고 답했죠. 그러자 ‘그 말도 맞다. 그런데 대종사님은 나를 위해 오셔야 한다. 그걸 느낄 때 대종사님이 오신 의미가 있는 거다. 나와는 상관없고 다른 사람들만 위해서 온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답했습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대종사님은 나 자신을 위해서 오신 것을 알아야 합니다.”



 대각개교절 기념식은 28일 오전 10시 전북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열린다.



글·사진=백성호 기자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1916년 4월 28일 소태산(少太山) 대종사(본명 박중빈)가 대각(깨달음)을 이루어 원불교를 연 날이다. 원불교는 대종사의 탄생일이 아니라 깨달은 날을 최대 경절로 삼는다. 깨달음을 통해서 본래 나를 찾는 것이 진정한 탄생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생존하는 소태산 대종사의 친견 제자는 20여 명이다. 올해는 원기 96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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