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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인간성은 비상시에 알아본다' 지진 후 휴가 낸 女 퇴직 요구

중앙일보 2011.04.24 18:0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근 일본 노동조합에는 "재해 피해를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되거나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근로자 상담이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 후 휴가를 냈다가 '충성심 부족'으로 퇴직 권고를 받는가 하면 정사원이 아닌 파견 사원으로 근무하다 해고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19일 일본 매체 제이캐스트뉴스(Jcastnews)에 따르면 도쿄 건강식품 회사에 일하던 한 30대 여성은 지진 발생 3일 후인 지난달 14일 유급휴가를 신청했다가 회사로부터 "퇴직하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 여성은 "사장이 '인간성은 비상시에 알아볼 수 있다'는 이유로 퇴직시키려 했다"며 "퇴직에 응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는 으름장에 퇴직서를 제출했지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노동조합 상담소에 항의했다.



지난달 26일 일본 노동조합이 재해관련 해고 상담 핫라인을 설치한 이후 총 300여 건의 상담이 폭주했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를 몰고 온 리먼 사태 때보다 많은 수치다. 재해를 틈타 무작위로 직원을 해고하는 회사도 적지 않다. 자동차 부품공장이 감산을 단행하면서 해고되거나 콜 센터에서 파견사원으로 일하던 중 잘리는 사례가 특히 늘었다. “정사원 월급은 그대로인데 파견사원이라는 이유로 임금을 깎였다””휴업 보상 없이 자택대기를 통보 받았다”는 상담도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일본에선 올 여름 전력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하는 공장이 늘어날 예정이어서 부당 해고 사례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일본 노동조합의 예상이다.

현재 일본에선 회사가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경우를 비롯해 회사가 직접적으로 지진의 피해를 입은 경우 근로자들은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후생성은 현재 실시중인 계획절전 기간 동안엔 휴업보상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통지하고 있어 근로자들의 한숨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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