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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 따지지 말고 재집권 위해 힘 모아야”

중앙선데이 2011.04.24 03:44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23일 가석방 기간 끝난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

서청원 미래희망연대(68·사진) 전 대표는 ‘박근혜의 남자’다. 2007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상임고문으로 일했다. 특히 경쟁 상대였던 이명박(MB) 후보의 도덕성 검증에 목소리를 높였다.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엔 친박연대(미래희망연대의 전신)를 창당해 ‘박풍(朴風·박근혜 바람)’을 일으켰다.











그는 2009년 5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년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성탄절 특사로 가석방됐다. 그 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수차례 찾고,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를 만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하다. 30일 지지자들과 계룡산에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치 재개에 나선다. 정치권에선 그가 친박계 수장으로 복귀할 것인지 관심을 보인다. 23일 형기가 끝나기 이틀 전인 21일 그를 만났다.



-미래희망연대와 한나라당의 합당 문제는 어떻게 되나.

“친박연대는 18대 총선이 끝나면 어차피 한나라당과 합당할 한시적 정당이었다. 나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옥중에서 보수대연합을 위한 무조건 합당을 주장했다. 지난달 22일 창당 3주년 행사장에서도 재강조했다. 문제는 국세청이 미래희망연대에 부과한 13억여원의 증여세 처리 문제다. 조세심판원과 행정법원에 ‘증여세 부과 취소 처분 청구’를 신청했는데 곧 해결된다. 합당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당시 수사에 정치적 배경이 있었다는 건가.

“당연하다. 18대 총선 때 친박연대는 13.2%의 득표율로 14석을 얻었다. 친이계(친이명박계) 입장에서 내가 고울 리 있었겠나. 경선 때 내가 MB의 서울 도곡동 땅 의혹을 제기했는데, 가장 아픈 데를 건드렸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 하지만 과거 얘기를 하면 뭐하나. 살다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꽃도 비에 젖고 흔들리면서 피고, 인생도 비에 젖고 흔들리면서 살아간다.”



-어쨌든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나.

“일주일 만에 당을 만들어 선거를 치르느라 20억원 가까운 돈이 필요했다. 선관위에 물었더니 빌릴 수 있다고 유권해석했다. 다른 당도 모두 차입금을 받았다. 더구나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비례대표 후보로부터 차입금을 받은 사실이 기록돼 있다. 왜 수사하지 않는가.”



-일주일 만에 당을 급조한다는 게 코미디 아닌가.

“나도 친박연대가 태어나선 안 될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나라당 공천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공천 잘못을 국민에게 직접 묻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 18대 한나라당 공천은 이긴 쪽에서 비민주적이고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반대 세력을 배제하고 죽인 것이다. 결국 국민으로부터 그런 횡포를 부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끌어냈다.”



-친이·친박 대립구도를 굳힌 과열 검증을 직접 주도했다는 비판도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선 직후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곤 ‘경제가 어려우니 나는 2년간 경제에 전념하겠다. 나머지를 맡아 달라’고 했다더라. 힐러리가 ‘남편이 이틀에 한 번씩 당신 욕을 했다. 기억하느냐’고 답하자 오바마는 ‘그게 무슨 문제냐’고 되물었다. 우리가 배워야 할 정치문화다. 친이·친박 대립은 한국식 대결정치 탓이다. 검증 때문이 아니다.”



-대결정치를 어떻게 끝낼 수 있나.

“차기 대통령 후보자는 선거공약으로 정치보복 금지를 선언해야 한다. 권력이 바뀔 때마다 편을 갈라 상대편을 배척하고 적으로 모는 게 한국정치사의 관행이다. 그러다 보니 여야가 사생결단으로 싸우고 같은 당에서도 파벌을 나눠 으르렁댄다. 이런 정치가 종식되지 않으면 어떤 정권도 성공할 수 없고, 국가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경선 때 MB의 도덕성을 집중 공격했다. 지금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나.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의 실패는 대선 본선 전에 당내 검증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그 덕에 MB가 당선된 측면도 있다. 당내 검증이 치열하다 보니 본선에선 ‘문제가 있든 없든 경제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생겼다. 선거 막판에 야당이 검증을 들고 나와 흠집을 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모른다.”



-박 전 대표가 경선에 진 이유는 뭔가.

“지금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1인 5표제라든가 비합리적 경선 룰도 많았고….”



-박근혜 캠프도 경선 룰에 동의하지 않았나.

“박 전 대표는 지금까지의 정치지도자들과 다르다. 유불리를 떠나 당이 만든 룰이라면 존중한다. 당을 이끌 때도 개인적 의견을 고집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이 4·27 재·보선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뭔가.

“결과가 나오지 않아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MB 정부 들어 소통과 포용에 문제가 있었다. 큰 정책에 대한 잦은 말 바꾸기와 독선·독주에 국민의 비위가 상해 있다고 생각한다. 후보 공천 과정도 문제가 있다. 당에서 어떤 사람을 하려다 뜻대로 안 되고 하면서 잡음이 커졌다. 후보가 조금 부족해도 만들고 칭찬해야 하는데 왜 스스로 흠집을 내는지 모르겠다.”



-친박 진영의 소통 불통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주변 사람에게 부담을 주는 스타일이 아니다. 먼저 나서고 얘기하지 않는다. 그런 지도자를 모시려면 내가 한 일이라도 서로 남들이 했다고 칭찬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겸손하고 겸허해야 한다. 그런 점에선 미흡한 점이 있다.”



-경선전에서 함께 뛰던 김무성 원내대표는 왜 박 전 대표를 떠났나.

“정치 하다 보면 엇박자가 날 때가 있다. 자연스럽게 뜻을 같이할 때도, 달라질 때도 있다. 친이계 의원들을 만나 보니 고민이 많더라. 당은 무한하고 대통령 임기는 유한하다고 말하고 싶다. 지지했던 사람을 바꾼다고 해서 배신하고 배반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나는 김영삼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대통령 임기가 끝났을 때 내가 정치를 접어야 했느냐. 이제 친박·친이 구분은 사라져야 한다. 한나라당이 재집권하려면 새 정권을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비방하고 비난하면 곤란하다.”



-친박 조직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난다. 교통정리에 나설 생각인가.

“지역이나 계층별로 그런 조직이 많이 생겨나는데 자생적인 것도 많다. 규모나 단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박 전 대표는 이런 문제들에 이렇게 저렇게 하자고 말할 분이 아니다. 그러니 친박 조직은 누구도 통제하지 못할 거다. 국민 눈에 거슬리지 않도록 자제력을 갖고 조용히 도우면 좋겠다고 생각할 뿐이다. 내가 좌장 역을 맡아 교통정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의원들도 있다. 하지만 좌장이란 표현 자체가 적절치도 않고 내가 박 전 대표의 이미지에 부담을 주기도 싫다. 6선 의원까지 했으니 이젠 욕심 없다. 박 전 대표를 뒤에서 조용히 돕겠다. 30일 지지자들과 계룡산에 오른다. 1만 명쯤 모이는 데 앞으론 전국을 다니며 얘기를 들을 생각이다. 내 마지막 정치의 시작이다.”



-이명박 정부는 성공한 정부인가.

“각종 난제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중요하다. 어느 대통령이라도 공과가 있을 텐데 (MB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이나 국제사회 위상을 높인 것은 평가받을 대목이다. 하지만 세종시, 과학비즈니스벨트, 동남권 신공항 등과 관련해 신뢰 문제를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고물가·전세난 등으로 서민경제가 어려우니까 불만도 많다.”



-가석방 후 어떻게 생활했나.

“밤엔 수면제 없이 잠을 못 잔다. 스트레스가 컸던 모양이다. 몸도 추스를 겸 친구들과 함께 산이나 강을 찾는다. 점심·저녁으로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여러 가지 얘기를 듣는다.”



최상연 chois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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