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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이 대응 땐 본업 손도 못대”

중앙선데이 2011.04.24 03:24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대기업 홍보 임원의 한탄

올해로 20년째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한 대기업의 임원은 “사이비 인터넷언론에 대응하느라 정작 본래 업무인 홍보는 제대로 하지도 못할 지경”이라고 했다. 그는 익명을 요구했다. 인터넷상에서 집단 보복을 당할 가능성을 걱정했다.



-사이비 언론 논란은 옛날에도 있었다.

“과거에는 이렇게 노골적이지는 않았다. 군소 인터넷 매체들은 보는 사람이 거의 없어 영향력도 없다. 한데 이들이 일단 포털에 연결되면 모든 게 다 달라진다. ‘광고나 협찬을 안 하면 회사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포털에 올라가는데 그래도 좋으냐’고 대놓고 협박한다. 옛날에도 사이비 언론이 있었다. 그런데 일부 인터넷 매체들은 대기업들을 상대로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노골적으로 요구한다.”



- 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나.

“중재신청을 하거나 소송을 걸면 말도 안 되는 기사를 막 써대기 시작한다. 이들의 특징은 주로 오너 일가를 겨냥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문제들을 자꾸 언급하면서 반복해서 쓴다. 홍보실 입장에서 신경 안 쓸 수가 없다. 그러니까 요구사항을 적당히 들어주고 끝내는 건데, 이런 일이 수시로 반복된다.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어려울 정도다.”



-기업들이 공동 대응하면 되지 않나.

“그래서 광고주협회가 사이비언론신고센터를 만든 것이다. 앞으로는 그런 방식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들이 공동 대응할 것이다. 기업별로 피해 사례들을 수집하고 있다. 앞으로는 그런 매체들의 실명을 공개하는 방법도 검토 중인 걸로 안다.”



-포털에 대한 불만이 많던데.

“사이비 언론이 기승을 부리는 건 포털에 책임이 크다. 클릭 수를 올리기 위해서겠지만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를 많이 올린다. 항의하면 자기들은 책임이 없다고 한다. 자기들이 봐도 너무 심하면 나중에 빼주는데 이미 다 퍼져버린 다음이라 하나마나다. 수사기관의 무관심도 문제다. 아마 언론 탄압이란 소릴 듣기 싫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반복되는 사이비 매체에 대해선 등록취소 등 적극적인 대응이 나와야 한다.



-포털은 기업 요구대로 기사를 다 삭제해 주면 언론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진정으로 언론자유를 걱정해서라면 이해하겠다. 하지만 믿기 어렵다. 좋은 인터넷 매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언론을 빙자한 사이비 매체는 쫓아내야 한다.”



이현택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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