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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in a name? 이름이 뭐기에

중앙선데이 2011.04.24 01:34 215호 33면 지면보기
미국에서 발행된 한국 잡지를 뒤적이다가 어떤 광고를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Sobral이란 성을 가진 미국인 변호사 광고였는데 한글로도 크게 “소브랄”이라고 써놓았다. 미국식 발음으로 “사브럴”이라고 표기했더라면 전혀 우습지 않았을 텐데 굳이 소브랄이라고 쓴 것을 보면 아마도 기억하기 좋으라고 일부러 그렇게 한 것 같다.

조화유의 English Lessons from Washington <158>

우리 한국 성들도 영문자로 잘못 표기하면 웃음거리가 되기 쉽다. ‘곽’씨 성을 가진 의사는 절대로 Kwak이라고 표기하면 안 된다. quack(쿠액/돌팔이 의사)과 발음이 거의 같기 때문이다. 차라리 Guahk이라고 표기하는 게 ‘곽’에 가깝다. ‘부’씨를 Boo(야유하는 소리)나 Poo(똥)라고 쓰면 좋지 않으므로 Booh로 표기하는 게 그나마 좀 낫다. ‘피’씨를 Pee라 표기하면 ‘소변본다’는 뜻이 되고, Pi라 쓰면 ‘파이’라고 읽기 쉬우므로 Peah로 쓰는 것이 무난하다.
‘국’씨도 Kook(괴짜)이나 Gook(동양인을 깔보아 부르는 말)이라 쓰지 말고 Gouk으로 표기하는 게 좋겠다.

‘육’씨는 Yuk(구역질하는 소리)보다 Yook이 낫고, ‘방’씨를 Bang이라고 쓰면 총 쏘는 소리 ‘뱅’과 같아지므로 Bahng이라고 쓰는 게 좋다. ‘봉’씨 역시 Bong이라고 쓰면 때리는 소리와 같아지므로 Bohng이라고 쓰는 게 훨씬 낫다. ‘최’씨는 대개 Choi라고 쓰지만 미국인들은 ‘초이’라고 읽으므로 Chae(채)라고 표기하는 게 차라리 낫다. 물론 ‘채’씨가 따로 있긴 하지만 ‘초이’보다는 채’가 ‘최’에 더 가까우니까 말이다. ‘조’씨는 대개 Cho라고 표기하지만 미국인들이 ‘초’라고 발음하기 때문에 나는 조상이 물려준 성을 함부로 바꿀 수 없어 Joh라고 쓴다. 성악가 조수미는 Jo라고 쓴다.

쉐익스피어 명작 ‘Romeo and Juliet’에서 로미오가 “What’s in a name? A rose by any other name would smell as sweet.(이름이야 무엇이면 어때요? 장미꽃은 이름을 바꾸어도 향기는 여전히 좋을 텐데)”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What’s in a name?”이 지금은 “이름보다는 실속 있는 것이 낫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Mom: Why don’t we buy this pair of sneakers?
Son: Mom, that’s not a brand name.
Mom: What’s in a name? These sneakers are cheaper and they look as good as others.

엄마: 이 스니커즈(운동화) 사지 그래?
아들: 엄마, 그건 유명 상표가 아니에요.
엄마: (실속만 있으면) 이름이야 무엇이면 어떠냐? 이 운동화가 더 싸고 품질도 다른 거나 같아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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