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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도 언론 운영 가능한 시대, 포털서 검증 장치 갖춰야

중앙선데이 2011.04.24 01:06 215호 4면 지면보기
인터넷에서 개인이나 뉴스 사이트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가상공간에서 견해나 소식을 개진하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듣고, 이를 바탕으로 여론 형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이나 효능감을 과소평가했던 개인은 이제 민주주의의 실현에 기여한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기대가 커진 것은 독일의 철학자 하버마스가 공론장의 조건으로 제시한 보편적 접근성이나 수평적 권력구조, 보편적 규범을 실현시키는 데 인터넷은 매우 적절한 매체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 눈으로 본 인터넷 언론

인터넷에 대한 이런 장밋빛 기대는 환상에 불과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중하지 못한 인터넷 언론행위로 인해 명예권·프라이버시권·초상권 같은 개인 기본권이 침해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상의 언론행위는 전통적 개념의 언론과 크게 다르다. 기존 언론은 엄격한 게이트 키핑 과정을 거치지만 개인 저널리즘을 포함한 일부 인터넷 언론은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원하는 개인은 누구나 큰돈이나 시설 투자 없이도 인터넷에 언론 사이트를 개설할 수 있다. 간섭받지 않고 정보나 견해를 이용자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인터넷상에서 언론행위가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국가 통제가 아니라 보편적 규약(프로토콜)에 의해 운영되는 인터넷의 매체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구성원들 사이의 소통은 상호작용적이고 다차원적이며 수평적이다. 일방향적이고 선형적이며 위계적인 기존 매체의 소통 행태와는 확연히 구별된다.

하지만 뉴스원이 직접 전달하는 정보가 진정한 의미의 뉴스 혹은 언론행위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아무리 언론의 개념이 변하고 있다 해도 그 본질마저 변질돼서는 안 된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에게 제공된 정보나 뉴스가 홍보나 선전을 위한 것인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
진실 추구나 권력의 비판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도 구별돼야 한다.

객관성이나 공정성, 정확성 등 언론의 기본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접근의 용이성이라는 인터넷 공간의 특성을 악용해 유사 언론행위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서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언론을 사칭해 누군가를 협박하거나 광고를 강매하는 행위는 언론을 사칭해 영혼을 팔아먹는 행위다. 건전한 인터넷 언론마저 위태롭게 하는 행위다. 특히 이런 유형의 언론행위가 포털과 연결돼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될 경우 인터넷의 순간성과 광범위성을 감안할 때 사회적 파장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포털은 단순히 정보나 뉴스를 전달해 주는 역할에서 나아가 여론 형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사를 단순히 매개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다양한 뉴스 사이트나 언론사가 제공한 기사에 대해서도 진실성 여부를 판단하고 검증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언론은 지나친 선정주의와 도를 넘어선 사이비 언론행위로 인해 비난과 타율적 규제 대상이 됐던 아픈 과거가 있다. 부끄러운 과거가 21세기 인터넷 시대에 또다시 반복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인터넷에 대한 기대가 민주주의 이상 실현과 진정한 의미의 참여 저널리즘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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