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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남자의 진짜 회춘

중앙선데이 2011.04.24 00:43 215호 15면 지면보기
“강 박사님, 제게도 봄날이 올까요?”
완연한 봄이다. 바람에 벚꽃이 날리고 거리엔 봄기운이 넘쳐 세상은 회춘(回春)하고 있다. 봄이 되면 유독 성생활에서도 회춘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개중엔 멀쩡한 배우자를 내버려 두고 밖에서 대리만족에 빠진 사람들도 여럿 있다.

부부의사가 쓰는 性칼럼


“요즘 제가 어린 친구를 만나서 좀 활기가 생겼습니다. 한마디로 회춘했지요. 허허.”
40대 후반의 Y씨는 경제적으로 성공한 인물이다. 제법 삶이 윤택하지만 성기능이 부실하고 부부 사이의 소원함에 삶도 공허해졌다. 그 무렵 Y씨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로부터 젊은 여성을 소개받았다. 10여 년 결혼생활 중인 아내와 달리 풋풋한 젊은 여성에게서 새로운 매력을 느낀 것이다. 그 위험한 관계에서 Y씨는 젊은 여인의 분내와 스릴감에 활력을 되찾은 것 같았다.
“아니, 회춘하셨다면서 왜 저를 찾아오셨습니까?”

“그거야 좀 더 강해지고 싶어서….”
필자의 질문에 계면쩍은 표정을 짓던 Y씨. 젊고 새로운 여성으로부터 받은 신선함에 성기능이 개선된 것처럼 믿는 남성들이 있다. 젊은 기운을 받아 ‘회춘’했다고 기뻐할지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현상이다.

혼외정사에서 평소보다 강렬한 반응은 새로운 느낌에 따른 것일 뿐이다. 사실은 여러 원인으로 성기능에 노화가 오거나 문제가 생겼는데, 자신의 문제는 내버려 둔 채 뭔가 강한 자극과 심리적 흥분의 상승만으로 성기능 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이런 노력은 지속적인 성기능의 회복이나 회춘에 별다른 가치가 없다.

특히 남성 갱년기가 일어나는 40대 중반 이후엔 전반적인 성기능이 떨어진다. 성기능 저하는 바로 심신의 기능이 떨어진 데 원인이 있다. 근본 원인을 인정하지 않고 매력이 떨어졌다며 무고한 아내 탓만 하는 것은 못난 남자다. 아내와의 성적 다양성을 무시한 채 밖에서 찾는 뻔한 관계는 무료하고 지칠 수밖에 없다. 그래 놓고 성적 다양성을 그저 파트너의 다양성으로 이루려 한다.

최근 성생활과 관련해 온갖 자기 변명을 둘러대고 상대 여성 탓만 할 게 아니라 본인의 성기능 감퇴와 문제를 직시하는 게 옳다. 술을 먹어서, 요즘 컨디션이 안 좋아서, 몸 관리를 안 해서, 분위기가 어색해서, 상대 여성이 제대로 흥분시켜 주지 않아서, 체위가 불편해서 등등의 이유로 성반응이 부족했다는 말은 성기능이 처지는 남성들에게 아주 흔한 자기 합리화다.

특히 배우자에게 성욕이 줄고, 발기력이 떨어지고, 성행위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사정 시 쾌감이 줄거나 정액량이 줄고, 평소에도 성기 조직의 탄력성이 떨어져 너덜거리는 느낌이라면 남성호르몬 부족에 따른 갱년기나 성기능 쇠퇴의 전형적인 증상이라고 여기면 된다.

회춘은 젊은 이성을 만나 기운을 뺏어 오거나 강력한 정력 음식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그런 반짝 효과는 그저 신기루일 뿐이다. 이보다는 쇠퇴하고 있는 심신의 원인을 찾고 그 원인을 개선하거나 보충하는 게 올바른 회춘이다. 내 오랜 정원에서 꽃을 가꿔야지, 다른 곳의 화려한 꽃만 쫓다가는 회춘이 아니라 일장춘몽에 불행만 자초할 뿐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는 중년 남성들이 제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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