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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푸른 멸치 “나는 생선이다”… EPA·DHA 풍부

중앙선데이 2011.04.24 00:39 215호 15면 지면보기
농림수산식품부가 ‘4월의 웰빙 수산물’로 선정한 멸치는 그야말로 ‘식탁의 감초’다.
한해살이 생선인데 잡히는 시기에 따라 ‘봄멸’과 ‘가을멸’로 나뉜다. 봄멸은 3월 중순∼5월 중순에 산란을 위해 우리나라 연근해에 들어오는 녀석들이다.

박태균의 식품이야기


멸치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까칠하다’ ‘작다’ ‘밝은 데를 선호한다’이다. 멸치는 물 밖으로 나오면 바로 죽을 정도로 성질이 급하다. ‘멸치도 창자가 있다’는 속담은 멸치의 크기·성질을 함께 나타낸다. 여기서 ‘창자’는 ‘성깔·배알·자존심’을 뜻한다. 작은 것도 배알이 있으니 무시하지 말라고 경고할 때 이 속담이 동원된다.

수산물검사법에선 건조품 멸치 길이가 7.7㎝ 이상이면 대멸, 7.6∼4.6㎝이면 중멸, 4.5∼3.1㎝이면 소멸, 3.0∼1.6㎝이면 자(仔)멸, 1.5㎝ 이하이면 세(細)멸로 분류한다.

불빛을 향하는 멸치의 주광성(走光性)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밤에 어부들은 불을 밝혀 멸치를 유인한 뒤 그물로 떠올린다”고 표현돼 있다.

영양적으론 칼슘·칼륨·오메가-3 지방(EPA·DHA 등)이 풍부한 식품이다. 셋은 우리 국민이 권장량보다 적게 섭취하는 대표 영양소 3인방이다.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적게 섭취하는 영양소는 ‘쌍칼’(칼슘·칼륨)이다. 이 중 칼슘은 하루 권장량이 성인 남녀의 경우 700㎎, 골다공증 위험요인을 지닌 여성은 800㎎이다. 이 권장량 대비 칼슘의 섭취 비율이 67.9%에 불과했다. 2001년(권장량의 70.2% 섭취)보다 오히려 상황이 나빠진 셈이다.

칼슘이 많이 든 식품이라고 하면 우유·유제품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문제는 성인(특히 노인)이 우유를 매일 1잔 이상 마시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멸치는 칼슘 함량이 100g당 509㎎(생것 기준)으로 같은 무게의 우유(105㎎)보다 훨씬 높다. 특히 마른 것(포장지에 든 것)은 100g당 칼슘이 1905(큰 것)∼902㎎(잔 것)이나 들어 있다.

칼슘은 뼈·치아 건강과 골다공증·골절 예방에 유용하다. 부족하면 불안·짜증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나이 들수록 넉넉하게 섭취해야 하는 미네랄이다. 칼슘 섭취가 부족해선 안 되는 어린이·폐경 여성·노인은 굵은 멸치를 잘 우려내 국이나 찌개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칼륨과 오메가-3 지방은 혈관 건강에 이롭다. 칼륨은 혈압을 조절하고 오메가-3 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멸치에 오메가-3 지방이 많이 든 것은 멸치가 고등어·정어리·참치처럼 등 푸른 생선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멸치의 ‘숨겨진’ 영양상의 장점은 고단백질 식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피부·관절 건강에 유익한 콜라겐(단백질의 일종),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조절하는 아미노산(단백질의 구성성분)인 타우린이 풍부하다.

한방에선 멸치·전어 등 머리부터 내장까지 한입에 먹을 수 있는 생선을 관절 건강에 이로운 식품으로 친다. 통째로 먹으면 콜라겐을 몽땅 섭취할 수 있어서다. 흔히 ‘똥’이라 불리는 검은 부위는 멸치의 내장이다. 쌉쌀한 맛이 나긴 하지만 칼슘 등 영양이 풍부하므로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된장국·시래깃국 등 국을 끓일 때 멸치 국물을 따를 것이 없다. 김장할 때는 멸치젓이 빠지지 않는다. 김치의 발효미(味)를 더 깊게 해주기 때문이다. 말린 멸치는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안줏감, 풋고추와 함께 볶으면 밑반찬으로 훌륭하다. 갓 잡은 굵은 알배기는 회 맛이 일품이다.
‘찰떡궁합’인 것은 풋고추다. 함께 먹으면 멸치에 부족한 비타민C·식이섬유·파이토케미컬을 보충하고 매콤한 맛과 감칠맛이 최고의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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