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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N 강입자충돌기 길이 27km ‘지상 최대’

중앙선데이 2011.04.24 00:31 215호 16면 지면보기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에 있는 강입자충돌기(LHC)의 탐지기 아틀라스.
미국·유럽·일본 같은 선진국들은 양성자 가속기 개발에 발벗고 나선다. 산업·의료·생명공학·국방 등 여러 분야에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현재 가속기는 학술용과 산업용으로 대별된다.
학술용의 대표 가속기는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의 강입자충돌기(LHC)다. 가입국은 유럽 12개국이다. 충돌기는 27㎞ 길이의 튜브 속에서 양성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킨 뒤 정면충돌을 시키는 장치.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지대 지하 100m에 설치됐다. 양성자 충돌을 통해 우주 빅뱅 직후 1조 분의 1초 상태를 재현해 낸다는 물리학 연구가 제1의 목표지만 산업 유발효과가 대단하다. 동원되는 기술은 모두 첨단이기 때문이다. 긴 가속기 전체를 우주공간보다 낮은 극저온 상태로 유지하는 초전도기술, 빛의 속도에 가깝게 날아가는 양성자 빔을 정밀 조종하는 초정밀기술, 전 세계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그리드 컴퓨팅 같은 현대과학의 거대한 집합체다. 지상 최대의 과학실험장치이자 실험인 것이다. 2010년 8월 충돌실험을 했고 그때 나타난 현상을 지금 연구 중이다. 만물의 존재 원리가 밝혀진다면 인류 지성을 뒤흔들 것이다. 미국의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FNAL)가 1983년 만든 테바트론도 학술용이다. 길이 6.28㎞. 2007년 LHC 건설까지 1위였다.

세계의 양성자 가속기 경쟁


현대의 산업적 용도에 맞는 대용량 선형 양성자 가속기를 처음 개발한 국가는 미국이다. 2006년 14억 달러(약1조5000억원)를 들여 SNS라는 가속기를 가동시켰다. 최병호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장은 “미국이 SNS를 만든 것은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석학들을 모아 미국이 1위 대국으로 남으려면 뭐가 필요한지 물었고, 석학들은 ‘신소재’라는 답을 내놓아 SNS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에 자극받은 일본도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 주도하에 1300억 엔(약 1조7000억원)을 들여 도쿄 북동쪽에 J-PARC를 건설했다. 그러나 지난달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현재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후발주자들의 기세도 매섭다. 중국은 2008년도에 CSNS라는 양성자 가속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5년이 완공 목표다. 14억 위안은 정부가, 5억 위안은 광둥(廣東)성이 낸다. 모두 우리 돈 3000억원 규모. 한국의 100MeV에는 못 미치는 81MeV가 목표다. CERN의 회원국이면서도 스위스는 PSI연구소에서 사이클로트론 가속기를, 영국의 RAL 연구소는 ISIS 가속기를 각각 별도로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 경주의 양성자 가속기엔 약 3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지만 현재 예산 지원 차질로 내년 완공이 어렵다. 시간이 갈수록 다른 나라의 빠른 발전에 뒤지는 것이다. 기초과학 연구보다 산업 관련 분야에 치중되고 있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LHC처럼 양성자를 빛의 속력 99.9999%까지 가속해야 최첨단 현대물리학 연구에 쓸 수 있는데 확장될 경주 가속기도 양성자를 LHC의 1만 분의 1인 1기가전자볼트(GeV)로 가속하는 데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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