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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말 속에 애정, 나 잘되라고 하는 말”

중앙선데이 2011.04.24 00:27 215호 20면 지면보기
허재 KCC 감독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코트 위에서는 ‘무서운 허재’다. 무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다가 버럭 화를 내면 선수들은 금세 주눅이 든다. 크리스 다니엘스는 올 시즌 경기 도중 허 감독에게 “너 경기에서 빠져. 나가”라는 호통을 들었다. 그러자 다니엘스가 허 감독의 눈치를 살피고는 조용히 벤치 뒤로 돌아 들어갔다. 하지만 라커룸이나 사석에서는 ‘따뜻한 허재’를 느낄 수 있다. 무심한 듯하지만 선수들의 심리상태까지 꿰뚫고 있다. “(강)병현이도 자신의 단점을 알고 있다. 나보다는 본인이 더 답답할 거다” 등 애정이 듬뿍 담긴 말은 코트 위에서와 사뭇 다르다. 특히 “내가 (하)승진이 마음을 잘 알지. 어딜 가나 사람들이 쳐다보니까 생활하기 쉽지 않을 거야. 그래도 나처럼 사고 안 치고 열심히 하는 모습 보면 기특하다니까”라는 말에서는 진심이 느껴진다.

가까이서 본 허재 감독


선수들도 허 감독의 날카로운 말투 속에 애정이 담겼다는 것을 잘 안다. 혼혈가드 전태풍은 2009년 초 입단했을 때 깜짝 놀랐다. 감독이 자신에게 욕을 한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태풍이 너 이 자식, 똑바로 안 해”라는 말에 기분이 상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요즘에는 익숙해졌다. 전태풍은 “처음에는 내가 싫어서 욕을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 감독님 마음을 알겠다. 나 잘되라고 하는 말 아닌가”라며 여유를 부린다. 허 감독은 지난해 5월 미국 LA에서 열린 전태풍의 결혼식에 깜짝 참석해 신랑을 감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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