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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주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매력적

중앙선데이 2011.04.24 00:06 215호 24면 지면보기
코스피지수의 상승세가 눈부시다. 시가총액 수조원짜리 기업들이 하루에 10%씩 상승하기도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루에 주식을 수천억원씩 쓸어담고 있고, 심지어 코스피 선물을 1조6000억원씩 사는 경우도 생겼다.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에게는 이보다 더 즐거울 수가 없지만, 그렇지 못한 투자자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시장 고수에게 듣는다

전통적으로 1분기 실적은 한 해의 경영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과거 경험을 봐도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기업의 경우 탁월한 수익률을 보여주곤 했다. 2009년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들의 주가는 두 달 동안 30.8% 상승한 반면, 어닝 쇼크를 기록한 기업들은 8.4% 상승에 그쳐 차이가 22.4%포인트나 됐다. 2010년 1분기에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는데, 당시 벌어진 남유럽 재정 위기에도 불구하고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의 주가는 8.7% 상승한 반면, 어닝 쇼크 기업은 13.5% 하락하며 역시 22.2%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올 4월에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9년 50%, 2010년 22% 등 높은 상승률을 보인 이후, 여러 기관에서 올해를 전망하면서 원화절상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를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15% 내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이었다. 2009년 이익 증가율 60%, 2010년 50%에 비하면 아무래도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경우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가장 두드러진 주가 상승은 화학업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 LG화학·호남석유·OCI·금호석유가 실적을 발표했는데, 모두 시장 예상치 대비 20% 정도 더 나은 실적을 보이며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반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예상치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경우 실적 발표 직후 주가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정보기술) 업종에서 그런 주가 흐름이 관측된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배경에는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회계기준 변경 효과가 어느 정도 존재한다. 우량 자회사를 보유한 경우나 해외 생산기지의 실적 개선이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을 계기로 투자자에게 더 분명하게 알려지게 된 것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본질적인 경쟁력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화학기업들의 호실적은 수년간 신사업 진출이나 신시장 개척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한 결과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과거 석유화학업종은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큰 폭의 흑자와 적자를 오가곤 했다. 이러한 불안정한 기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들이 품목 다변화 및 판매처 확대, 정확한 업황 판단에 근거한 적극적인 설비 확장 등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 결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늘 ‘주가는 기업이익의 함수’라는 원칙을 가지고 투자에 임한다. 기업은 늘 성장을 고민하고, 그 결과 실제 이익이 증가하는 경우 주식시장에서도 그에 걸맞은 대접을 해주기 마련이다. 주가의 상승보다 이익의 증가 속도가 더 빠를 경우 주가는 그만큼 더 싸게 느껴진다. 현재 시장을 이끌고 있는 화학·자동차 등 주도업종은 기업의 본질적인 체력이 몰라보게 변했고, 이게 이익 증가로 이어지면서 탁월한 주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많이 올랐다고 팔 것이 아니라, 더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을 예측하고 기다린 투자자에게 늘 큰 보상이 뒤따랐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지난 2년간 충분히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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