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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인폭격기 카다피 잡으러 간다

중앙일보 2011.04.23 01:21 종합 12면 지면보기



21일 리비아 공습 첫 투입







미국이 21일(현지시간) 미사일로 무장한 무인 항공기 ‘프레데터 드론(사진)’을 리비아 공습에 투입키로 결정했다. 이어 곧바로 두 대의 프레데터를 출격시켰다. 이에 따라 무아마르 카다피(Muammar Qaddafi) 리비아 최고지도자를 축출하기 위한 서방의 대(對)리비아 작전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로버트 게이츠(Robert Gates) 국방장관은 이날 워싱턴 펜타곤(국방부 본부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리비아 전투 상황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인 항공기의 사용을 제안했으며,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무인 항공기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전개하는 리비아 작전의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견에 배석했던 제임스 카트라이트(James Cartwright) 합참 부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승인 이후 곧바로 두 대의 프레데터가 출격했지만 현지의 기상 악화로 회항했다”고 공개했다. 카트라이트는 무인 항공기의 투입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나토가 투입하는 유인(有人) 전투기보다 훨씬 낮은 고도에서 비행을 할 수 있어 숨겨진 지상 목표물을 색출해 공격하는 데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시간마다 연료를 공급해야 하는 유인기와 달리 온종일 연료 재공급 없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민첩성을 지녔다고 지적했다.



 카트라이트는 “나토 전투기가 뜨면 곧바로 숨어버리는 카다피 군을 공격하는 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미군의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지상군 투입을 피하면서 카다피를 축출하려는 미국의 입장에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주로 미 공군과 중앙정보국(CIA)이 운용하는 공격형 프레데터는 네바다주의 기지에서 원격 조종에 의해 작전을 수행한다. 프레데터는 과거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 지역에 은신 중인 알카에다와 탈레반 무장세력에 대한 공격에서 성과를 거뒀다. 2005년 이래 최소 9명의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가 프레데터의 공격으로 숨졌다. 미국이 카다피 사살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면 프레데터가 카다피 표적 공격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한편에선 무인 항공기 투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파키스탄에서 보듯 일반 시민들에 대한 오폭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리비아 시민이 피해를 볼 경우 서방의 군사 개입을 반대하는 중국·러시아 등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이슬람 내부에서도 동요가 생겨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미 무인 공격기=베트남전에서 처음 사용됐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아프간·파키스탄 접경지의 무장세력를 공격하는 주요 수단이 됐다. 미 네바다주 크리치 공군기지에서 원격조종하고 현지 요원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미사일로 타격한다. 미 당국이 밝힌 지난해 무인기 공격 횟수는 117회였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뉴 아메리카’재단은 2004년 이후 무인기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1435~2283명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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