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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안보…스타 한 사람이 최전선 백령도 분위기 바꾸다

중앙일보 2011.04.23 00:53 종합 18면 지면보기



29일 해병대 6여단 배치
여객선 예약 폭주, 펜션도 꽉 차
주민 “관광 비수기에 웬 대박”



해병대 블로그 ‘날아라 마린보이’에 올라 있는 현빈의 거수 경례 모습. 현빈은 22일 경북 포항시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7주간의 신병교육을 마친 뒤 백령도 6여단에 배치됐다. 군은 이날 퇴소식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사진은 백령도 해안을 배경으로 합성한 것. [뉴시스]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191.4㎞ 떨어진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 북방한계선(NLL)을 경계로 북한 장여군에서 10㎞, 장산곶에서 15㎞ 떨어져 있다. 면적 46㎢의 섬에 주민 5000여 명이 거주한다. 인접한 대청도·소청도보다 북한의 해주가 더 가까운 섬이다.



 그래서 북한의 포문은 항상 이곳을 향해 있다. 백령도의 포문도 북쪽을 겨눈다. 만약 남북 간에 충돌이 일어난다면 포격과 화염을 피하기 어려운 최전선이다. 백령도가 항상 팽팽한 긴장감에 싸여 있는 이유다.



남북한 대치의 상징인 이 섬의 안보전선이 변할 조짐이다. 해병대 장병 현빈(29·본명 김태평)이 6여단의 보병 전투병으로 배치되면서 지금 백령도가 들썩이고 있다. 22일 해병대 교육 훈련단에 따르면 현빈은 이날 경북 포항시 교육 훈련단에서 7주간의 신병교육을 마치고 퇴소한 뒤 곧바로 인천시로 이동했다. 현빈은 인천의 도서파견대에서 신고식을 치르고 23일부터 휴가를 간다. 이어 29일에 백령도의 해병대 6여단으로 복귀해 보병 전투병으로 군복무를 시작한다.



 백령도 주민들은 “스타가 섬 주민이 됐다”며 반기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29일 여객선이 닿는 용기포 부두로 환영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이미 용기포 선착장과 진촌리 마을 입구에는 ‘백령도 파수꾼 현빈! 사랑합니다(옹진군민 일동)’ ‘현빈이 지키는 백령도는 태평하다!(백령면주민자치위원 일동)’ ‘현빈! 백령도 근무를 환영합니다(백령면민 일동)’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백령도 주민들이 반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관광 붐을 기대한다. 백령도는 지난해 천안함 폭침 이후 하루 1000여 명에 이르던 관광객들이 수십 명 수준으로 급감해 섬 전체가 침체돼 있었다. 백령도의 여행사 직원 주선아(23)씨는 “현빈은 해외 팬도 많아 이번에 백령도를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벌써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현빈이 백령도로 복귀하는 29일 아침 인천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사에는 표를 구하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정원 350명인 이 여객선의 승선권은 대부분 팔렸다. 우리고속훼리 관계자는 “관광 비수기인데 이례적”이라며 “특별선 운항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백령도 간에는 매일 오전 8시, 오전 8시50분, 오후 1시 등 3편의 여객선이 운항하고 있다. 펜션이나 모텔들도 들떠있다. 진촌리의 모텔 주인 최모(41)씨는 “예년과 달리 젊은 여성들이 예약을 문의해 오고 있어 ‘현빈 특수’가 실감난다”고 말했다.



 더 큰 기대는 스타 한 명의 파괴력에서 나오는 안보 전선의 변화다. 한 펜션 운영자는 “현빈을 보기 위해 백령도를 찾는 국내외 팬들이 많아지면 북한이 쉽게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인터넷에서 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에서 온 많은 사람 앞에서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한 명의 스타가 백령도에서 군 복무를 하게 되면서 서해 5도의 긴장완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천=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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