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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한식 세계화 성공하려면 문화도 함께 팔아라

중앙일보 2011.04.23 00:39 종합 21면 지면보기








 음식인문학

주영하 지음, 휴머니스트

560쪽, 3만원




음식이 세상의 화두다. 발품을 팔아 맛있는 음식을 찾아 다니는 일이 유행을 넘어 일상이 됐다. 음식에 얽힌 일화나 요리사의 치열한 창작정신을 찾아 듣는 건 이제 시대 풍속도처럼 자리잡아가고 있다. 바다를 넘어온 외래 음식을 통해 다른 나라 문화를 이해하기도 한다. 거기에 한식세계화는 사실상 국가 아젠다의 하나다. 음식이 인간의 본질을 엿보는 창문이자, 문화집단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이 된 것이다.



 한국학중앙연수원 민속학 전공교수인 지은이가 음식이 물질적 연구대상을 넘어 인문사회과학에서도 연구해야 할 주요 대상으로 규정한 이유다. 지은이는 ‘음식학’이란 새로운 학문을 제안한다. 식품학이면서 문화인류학·민속학과도 접합해야 하고, 역사·과학·예술·사회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음식에 대한 비판적인 고찰을 하는 학문 말이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음식이란 화두를 다양한 시각에서 파헤친다. 예로, 비빔밥을 다루면서 음식의 유래만 보지 않는다. 1996년 방한한 팝가수 마이클 잭슨이 맛있게 먹음으로써 한국인에게 한식에 대한 자신감을 안겨주었으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담론도 확인했다고 말한다.



 재미난 사례도 발굴해 들려준다. 지은이는 1990년대부터 도쿄에서 한국식품 전문 수퍼마켓인 ‘한국광장’을 운영하는 김근희씨와 2002년부터 베이징에서 고기 전문 조선·한국 음식점 체인인 한나산을 운영하는 조선족 장문덕씨를 주목했다. 김씨는 오리지널 한국 음식재료를 공급함으로써 일본화돼 가던 도쿄 한식당이 한국적 맛을 회복하는 데 일조했다. 장씨의 식당은 한국식당 수준의 고급 인테리어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값은 합리적이며 맛은 조선족 식이다. 중국의 중산층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이 두 사람 다 자신의 가게에 한류 드라마에 나오는 한국 분위기를 고스란히 적용했다. 한식을 팔면서 문화를 함께 판 개척자인 셈이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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