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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없어 꿈 접는 음악영재 없게”…빌려주는 재단 만든 뉴욕필 미셸 김

중앙일보 2011.04.23 00:26 종합 28면 지면보기






음악영재를 돕기 위해 ‘더블스탑’ 재단을 만든 미셸 김·이윤아와 칭유첸(오른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악기 없어 꿈 접는 음악영재 없게” 빌려주는 재단 만든 뉴욕필 미셸 김





10년째 미국 뉴욕필하모닉의 부악장을 맡고 있는 미셸 김(한국명 김미경·39)은 혼신의 힘을 다했다. 오페라 ‘나비부인’으로 뉴욕을 감동시킨 소프라노 이윤아의 아리아와 열한 살짜리 바이올린 천재 칭유첸의 바이올린 선율도 객석을 사로잡았다. 세 사람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머킨 콘서트 홀에서 자선연주회를 열었다.



재능은 있지만 악기가 없어 꿈을 접어야 하는 음악 영재를 돕기 위해 설립한 ‘더블스탑 재단’ 창립기념 공연이었다.



 김미경씨가 지난 1월 더블스탑 재단을 만든 건 자신의 유년 시절 경험 때문이었다. 11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와 바이올린을 시작한 그는 부모님이 사준 바이올린을 잃어버렸다. 낙담했던 그에게 ‘콜번 재단’이란 곳에서 바이올린을 빌려줬다. 그 덕에 그는 전액 장학금을 받아 남캘리포니아음대에 진학했다. 뉴욕필하모닉 오디션 때도 바이올린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다 오디션을 석 달 앞두고 친구의 악기를 빌려 극적으로 뉴욕필하모닉의 단원이 됐다.



 김씨는 “더블스탑은 바이올린의 두 현을 동시에 울리는 기법”이라며 “음악 영재에게 악기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훌륭한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멘토 역할까지 하겠다는 취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연엔 나비부인으로 미국 전역은 물론 유럽까지 순회공연을 한 이윤아씨도 참여했다. 아직 앳된 얼굴의 칭유첸은 연주를 시작하자 강한 카리스마로 관객을 압도했다. 세 사람은 공연이 끝난 뒤 리셉션장에서도 기금 모금에 참여한 하객을 위해 다양한 연주를 선사했다. 더블스탑은 올해 기금을 마련해 내년부터 주로 동양계 음악 영재를 지원할 계획이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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