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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배우는 시골 할머니들

중앙일보 2011.04.23 00:08 종합 25면 지면보기








전남 강진의 수양마을 마을회관은 매주 두 차례 학교가 된다.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어머니들을 위한 ‘찾아가는 여성농민 한글학교’다. 전교생은 65세부터 78세까지 20명. 강진 농민회가 강진군청의 지원을 받아 2009년 문을 열었다. 수업시간이 되면 밭 매던 할머니는 호미를 던져놓고 책가방을 챙겨 간다. 가르치는 선생님 7명도 모두 농사짓는 농민이다. 이들은 24개 마을을 돌며 한글·산수·음악 등을 자체 제작한 교과서로 가르친다.



 한글학교에서 ‘가갸거겨’를 배우고 난생 처음 자신의 이름을 쓰게 된 오영례(76) 할머니. 초등학교 문턱도 못 넘어본 할머니는 8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문맹의 막막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제는 전화번호부를 찾아 이웃집에 전화를 걸 수 있고, 55년 전 발급 받은 주민등록증도 읽을 수 있다. 70년 만에 연필을 쥔 촌로들의 기쁨과 설렘을 24일 밤 10시25분 KBS 2TV ‘다큐 3일 - 70년 만의 가갸거겨’에서 만나보자.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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