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산 4개 의약단체 김재송군 지원 나섰다

중앙일보 2011.04.19 03:20 1면
김재송(19·온양고 졸업)군을 기억하십니까?<본지 3월4일자 L1면 보도>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과 역경을 딛고 서울대에 합격한 감동적인 사연이 소개돼 화제가 됐습니다. 이런 재송군을 돕기 위해 아산지역 의사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 등 4개 의약단체가 뭉쳤습니다. 재송군이 등록금 걱정 없이 공부에만 매진해 아산을 빛낼 인재로 성장해 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4년간 등록금 전액 지원 임원들은 인생 멘토 자청







15일 전중선 아산시의사회 회장(한사랑아산병원장)이 장학증서를 전달 한 뒤 재송군을 격려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시련과 역경을 딛고 서울대 입학



재송군은 경기도 오산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아버지 직장을 따라 아산으로 이사 와 자랐다. 그러나 이사 오자마자 아버지 직장이 부도로 문을 닫으면서 시련이 시작됐다.



 장애가 있는 아버지는 그 뒤로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가정 형편은 갈수록 어려워 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재송군은 열심히 공부했다. 학원 한 번 다니지 못했지만 언제나 1등을 독차지 했다.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온양고에 입학한 재송에게 더 큰 시련이 찾아왔다. 오랜 기간 지병을 앓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재송군은 방황했다. 공부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 포기하고 싶었다. “공부는 해서 뭐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자포자기에 빠져있는 재송군을 다시 일으켜 세운 사람은 온양고 선신영 교사(수학 담당)였다.



 선 교사는 재송군의 아버지를 만나 “3년 동안 재송이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하고 온양고에 입학시킨 장본인다.



 선 교사는 방황하는 재송군에게 “너 만의 꿈을 그리라”며 격려했다. 이런 선교사의 믿음 덕에 재송군은 다시 힘을 냈다. 그리고 3년 동안 학교 공부만으로 서울대 인문계열에 당당하게 합격했다. 재송군은 국문학을 전공해 좋은 책을 널리 알리는 평론가(번역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제가 졸업을 할 수 있을까요?”



지난 2월25일 취재를 위해 재송군을 온양고 교정에서 만났다. 재송군은 어두웠다. 합격의 기쁨 보다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다. 고교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누나의 수입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도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재송군은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 보겠다”고 다짐했었다. “학비만큼은 아버지나 누나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 보겠다”며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런 재송군의 사연이 지면을 통해 소개됐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재송군에게 힘이 되어 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중선 아산시의사회 회장(한사랑아산병원 원장)이었다.



 “재송이가 등록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게 돕고 싶다”는 말을 전해 왔다. 전 회장은 “중앙일보 기사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 이런 지역 인재가 등록금 걱정 없이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 후 전 회장은 아산시의사회뿐 아니라 치과의사회(회장 임정화), 한의사회(회장 이중휘), 약사회(회장 김은숙) 등 4개 의약단체 회장들을 만나 “재송군을 돕자”고 제안했다. 이들 의약단체장들도 흔쾌히 전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재송군과 파이팅을 외치는 의약단체 관계자들. [조영회 기자]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 되길”



이렇게 뜻을 모은 4개 의약단체는 15일 한사랑아산병원에서 조촐하게 재송군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매년 1학기 등록금(총 3회, 입학금은 성적우수장학금으로 해결)은 한사랑아산병원이, 2학기 등록금은 아산시 4개 의약단체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4개 의약단체 임원들은 정기적으로 재송군을 만나 격려하고 인생의 멘토 역할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이날 전 회장은 “재송군이 열심히 공부하길 바란다. 성적은 오를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재송군이 지금까지처럼 대학생활도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재송군이 공부에 더욱 매진하는데 조금이나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중휘 아산시 한의사회 회장(아래 사진 오른쪽 두 번째)은 “나도 온양고를 졸업했다. 훌륭한 후배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자리에 동참해 기쁘다. 아무쪼록 열심히 공부해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가 되기를 바란다”며 재송군을 격려했다.



 임종화 아산시 치과의사회 회장(아래 사진 첫 번째)은 “서울대 합격을 축하한다. 어려운 역경을 딛고 서울대에 입학한 만큼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공부해 사회에 봉사하는 사람이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산 발전에 보탬 되고 싶다”



재송군은 요즘 중간고사 시험을 앞두고 밤새워 공부하고 있다. 서울대 입학 후 첫 시험이라는 부담도 있지만 자신을 믿어 준 고마운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각오 때문이다.



 재송군은 “입학 전에는 정말 막막했어요. 내가 과연 졸업은 할 수 있을까 두려웠어요. 다른 친구들은 다들 열심히 공부할 텐데... 학비 마련하느라 아르바이트 하다 보면 학교수업은 제대로 쫓아갈 수 있을 지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다짐을 매일 하고 있어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도와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꼭 아산과 우리나라 발전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고 말했다.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