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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현민 상무가 ‘보석’된 사연

중앙일보 2011.04.19 03:00 경제 9면 지면보기



영문 세 글자 조합 임원코드 관리
G는 상무급, M은 미디어 담당 뜻
조양호 회장은 이름 가운데 딴 DDY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막내딸인 조현민(28·사진) IMC(광고담당) 팀장은 올해 초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처음 나온 세 자리 코드를 받고 좋아했다. 코드명은 영어 단어로 보석을 뜻하는 GEM이었다. G는 상무급(제너럴 매니저)을, M은 미디어를 뜻한다. 훤칠한 키에 젊은 이미지가 풍기는 조 상무의 이미지와 코드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대한항공은 전 세계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어 문자 세 개를 조합해 주요 임원들의 코드를 만들어 쓰고 있다.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은 DDP(프레지던트의 의미), 조양호 회장은 이름 가운데를 딴 DDY다.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은 DDN을 사용했다. 고 한진해운 조수호 회장은 끝자를 딴 DDH로 불렸다. 조정호 메리츠증권 회장은 DDJ다.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은 DDE 코드를 썼다. 오너 일가는 고유 코드다. 직위에 따른 코드로 부사장급 이상은 ‘DD’를 붙인다. 심이택 전 대한항공 부회장은 DDB 코드를 썼다. 현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이종희 사장이 쓰던 DDC 코드를 물려받았다. 전무급은 앞에 D만 붙인다.



조 회장의 세 자녀는 아직 고유 코드는 없다. 조원태 경영전략본부장은 DBW, 조현아 객실·기내식 담당 전무는 DUC다. C는 객실(Cabin)을 뜻한다.



 이런 코드가 사용된 것은 1970년대 초 상황과 무관치 않다. 영문 텔렉스를 쓰던 시대라 해외지사에 전문을 보낼 때 이름·직함을 모두 영문으로 쓰면 20자리가 넘어 비용이 비쌌다. 이에 당시 조중훈 회장 지시로 부서장에게 세 자리 코드를 부여했다.



코드에는 직함이 포함돼 별도의 존칭도 필요 없게 됐다. 또 김포공항에는 정부의 정보기관이 여럿 상주하면서 내부 보안도 필요했다. 2000년대 이후 사내 통신은 텔렉스 대신 e-메일로 대체됐지만 이런 편리함 때문에 아직도 널리 쓰이고 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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