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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셀러브리티’ 박진희가 말하는 환경보호

중앙일보 2011.04.18 20:19



종이컵 대신 텀블러, 주유소 찾는 대신 전기차…내가 행복해지는 만큼 지구는 건강해져요







세계자연보존총회 홍보대사, 환경재단 홍보대사, 한국에너지재단 에너지 나눔 홍보대사, 농촌정보화마을 홍보대사 . 배우 박진희가 맡고 있는 홍보대사 개수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서울환경영화제 홍보대사 에코프렌즈 활동은 벌써 5년 째 이어오고 있다. 지구의 날(22일)을 앞두고 ‘에코 셀러브리티’ 박진희를 만났다.



가방에 포크숟가락 넣고 다니는 여배우



“홍보대사를 많이 하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얼굴만 내미는 일이 아니라 제가 기획 단계나 실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면 가능하면 하려고 해요.”



최근 2년 동안 단 일주일도 제대로 쉰 적이 없을 만큼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온 그는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을 할 생각이다. 하지만 예정된 이달 일정만 해도 스케줄표가 빼곡하다. 모두 환경단체 활동이다. 환경부 주최 행사를 비롯해 환경 영화제 트레일러 미팅과 사진 촬영, 기자회견, 청계천 물사랑 캠페인 참가 등이 계획돼 있다.



다른 여배우들이 패션·뷰티 행사에서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패셔니스타’라는 타이틀을 얻는 반면, 박진희는 남다른 친환경 활동으로 ‘에코 셀러브리티’로 불린다. 그의 친환경적인 생활은 짐작 가능한 선 그 이상이다.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오래 전부터 해오던 일이고, 손을 씻은 후에는 갖고 다니는 손수건으로 닦고, 촬영 중간에 식사를 할 때는 가방에서 포크숟가락을 꺼내 사용한다. “나무젓가락이 썩는 데 백년 이상이 걸려요. 플라스틱은 훨씬 더 오래 걸리고. 밥 먹는 시간 겨우 30분 쓰자고 몇백년을 허비해선 안 되잖아요.”



이 유별난 여배우는 집에서 닭도 키운다. 2년 전 한 방송사와 초절전 생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면서 ‘자급자족’을 위해 키우기 시작했다. 매일 달걀을 한 알씩 낳는 닭이 얼마나 기특한지 모른다. 6개월 전에는 집에 태양광 지붕도 설치했다. 그는 “정부가 설치 비용을 절반가량 지원해주는데 3번 신청했다가 떨어졌다”며 “비용이 많이 들고 지붕이 있어야 되는 등 일반 가정에서 설치하기 쉽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가정경제와 환경보호에 크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기대에 차 있다.











지난 2월 말부터는 ‘전기차’도 탄다. 안 그래도 살 생각이었는데 한 자동차회사의 전기차 홍보대사가 되면서 제공받았다. 최대 속력 60㎞/h에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가 120㎞인 이 전기차는 요즘 그에게 없어서는 안될 ‘발’이다. 자전거보다 빠르고 귀엽기까지 한 데다 이산화탄소배출량 ‘0’라는 점이 마음에 쏙 든다. “매번 충전하는 게 귀찮지 않냐고들 하는데, 주유소 찾아 뱅뱅 도는 거 생각하면 별 거 아니죠. 기름값이 크게 절약되니까 불편은 감수해야죠.”

 

의무감 아닌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일 찾아 실천



“언젠가 커피를 마시고 싶은데 텀블러를 안가져온 거예요. 매장에서 마실 시간은 안 되고, 그럴 땐 그냥 종이컵에 마셔요. 제 욕구까지 참아가며 환경 운동을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내 삶의 질에 영향을 받지 않는 선에서 실천하려고 해요.”



무슨 일이건 ‘강요된 실천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불편하고 번거롭다고 생각하면 지속적으로 할 수 없어요. 텀블러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고 의무적으로 생각하다가 불편해지면 ‘에잇, 안 할래’ 해버리잖아요. 가벼운 마음으로 틈틈이 오랫동안 가지고 다니면 그게 환경적으로는 더 유익하죠.”



둘도 없는 친구인 배우 최정윤도 그의 영향으로 생활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개인 컵을 들고 다니고 분리수거도 더 꼼꼼히 한다. 이달 초 팬사인회에서 만난 한 여성팬은 “언니 덕분에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고 생활이 바뀌었다”며 “언니가 하는 일이 결코 작고 사소한 게 아니라는 걸 기억해달라”며 응원했다.



박진희에게 환경 운동은 ‘내가 행복해지는 일’이다. “저로 인해 뭔가 크게 변화될 거라고 생각진 않아요. 오히려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흐뭇해지는 자기만족이 더 커요.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일들을 찾아 실천한다면 내가 행복해지는 만큼 지구도 건강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사진설명] 1. 여러 환경단체의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는 에코 셀러브리티 박진희. 그는 “지구를 구하는 일은 거창한 철학보다 조금씩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 박진희는 최근 환경보호를 위해 전기차를 애용하고 있다.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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