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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4·19’ 역사적 화해 모색

중앙일보 2011.04.18 02:20 종합 1면 지면보기



양자 이인수 첫 묘역 참배
“부친은 4·19 정신 높이 평가…젊은이 희생에 맘 아파했다”



내일 4·19 51주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인 이인수(80) 박사가 17일 서울 이화장에서 4·19혁명 당시를 이야기하고 있다. 뒤로 이 전 대통령의 동상이 보인다. [김형수 기자]





내일은 4·19 혁명 51주년을 맞는 날이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수유리 4·19 묘역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마련된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80) 박사가 4·19 묘역을 참배하고, 4·19 희생자 유족에게 사죄 성명을 발표한다. 51년 만에 처음이다. 이 행사가 일회성 ‘깜짝 쇼’로 끝나지 않고, 이승만 대통령 유족과 4·19 세대 사이의 ‘역사 화해’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이인수 박사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 나이도 벌써 80이다. 민주화를 외치다 희생된 이들의 영혼을 이제라도 위로하고 유족을 격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님은 4·19 정신을 높이 평가했고, 희생당한 젊은이들을 생각하며 마음 아파했다. ‘불의를 보고 일어나지 않는 백성은 죽은 백성’이라는 말도 남겼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이 박사는 “이번 사죄가 우리 민족이 대동단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이벤트에는 ‘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 회원이 동참한다. 지난 2월 기념사업회장으로 취임한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과 이인수 박사가 묘역 참배와 유족에 대한 사죄를 전격 결정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4·19 세대의 반응은 엇갈린다.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 건국 과정에 쌓은 공적을 높이 보는 이들은 ‘역사 화해’를 모색할 때가 됐다는 반응이다. 반면 부정선거·독재정치의 과오를 크게 보는 이들은 다른 의견이다.



 서울대 정치학과 3학년으로 4·19 혁명에 참여한 유세희(전 4월회 회장) 한양대 명예교수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독립운동의 공이 있고, 대한민국을 세운 공이 있고, 6·25 남침을 막은 공이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독재를 정당화할 순 없다. 불의에 항거하는 시위대에 발포해 수많은 사상자를 낸 과오는 잊혀지기엔 너무 심각한 과오다”고 말했다. ‘역사 화해’의 가능성에 대해 그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화해는 아직 이르다. 화해 노력까지 막을 수는 없겠지만, 세월이 가고 상처가 다 아물었을 때의 일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고3 학생으로 4·19 혁명에 참여했던 장제모(‘50주년 4·19혁명기념사업회’ 전문위원)씨는 “역사 화해를 한다고 이 전 대통령의 부정적 가치가 다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4·19세대가 결자해지(結者解之·매듭을 묶은 자가 풀어야 한다는 뜻)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960년 4월 18일 고려대 시위 선언문을 쓴 박찬세씨의 경우다. 그 역시 사견임을 전제로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과오는 분명하고, 그에 항거한 4·19 혁명의 성취는 뚜렷하다. 그런데 이제 50년이 넘었다. 이 전 대통령의 공적도 제대로 평가해 그를 역사의 족쇄에서 풀어줄 때가 됐다. 오늘의 시점에서 볼 때 이 전 대통령과 4·19 세대의 지향점이 다른 것도 아니다. 그와 대척점에 섰던 4·19 세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글=배영대·송지혜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이인수
(李仁秀)
[現] 우남이승만박사기념관 이사장
193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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