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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웅·박준태 ‘허정무 은혜’ 골로 보답

중앙일보 2011.04.18 00:53 종합 28면 지면보기



허 감독이 어릴 때부터 지도
올 시즌 인천으로 데려와
둘 다 데뷔골로 성남 꺾고 첫 승



김재웅



전반 1분과 경기 종료 직전. 사나이들은 뜨겁게 포옹했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허정무 감독과 김재웅(23)·박준태(22) 얘기다. 인천은 17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6라운드 성남과의 홈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김재웅과 박준태는 나란히 프로 데뷔골을 터뜨리며 인천 팬들에게 정규리그 첫 승을 선물했다.



 #달콤한 첫 포옹



 김재웅은 수비 진영에서 길게 연결된 공을 받아 성남 수비수 홍철을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그러고는 벤치를 향해 달렸다. 허정무 감독의 품이 골문보다 넓게 열렸다. 두 사람의 머릿속에는 그들이 처음 만난 2004년 이후 7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인천의 박준태(왼쪽)가 17일 성남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허정무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인천=이영목 기자]



 허 감독은 당시 용인축구센터 총감독이었다. 유소년 육성에 힘쓰던 허 감독은 발재주가 좋은 백암고 학생 김재웅에게 애정을 쏟았다. 그러나 허 감독의 품을 떠난 김재웅의 나날은 고됐다. 경희대에 진학했으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졸업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실업축구 천안시청에서 근근이 선수생활을 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마치고 인천 팀을 맡은 허 감독이 그를 잊지 않고 손을 내밀었다. 연봉 1200만원의 연습생 신분이었지만 김재웅은 사력을 다했다. 첫 골은 첫 결실이었다.



김재웅은 “새 희망을 준 감독님 앞에서 더 높이 날아오르겠다”며 웃었다.



 #더 뜨거웠던 두 번째 포옹



 박준태는 원삼중학교에 다니던 2001년부터 허 감독이 아끼던 재목이다. 재능은 뛰어났지만 키(1m72㎝)가 작은 게 아쉬웠다. 2009년 울산에서 프로에 데뷔했지만 2년간 9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겨울 허 감독이 “인천에서 다시 시작해 보자”고 했을 때 박준태는 “목숨 걸고 하겠다”며 한걸음에 달려왔다. 그는 이날 1-1이던 후반 추가시간에 헤딩 결승골을 터뜨렸다.



박준태는 “골을 넣은 뒤 감독님께 달려가는데 눈물이 났다. 나를 믿어 주신 감독님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천=이정찬 기자

사진=이영목 기자



◆프로축구전적



(17일) ▶인천 2-1 성남 ▶전남 2-1 경남



(16일) ▶포항 3-1 제주 ▶전북 6-1 광주



▶부산 2-2 대구 ▶상주 0-0 대전



▶서울 1-1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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