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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해바라기 혁명

중앙일보 2011.04.18 00:35 종합 33면 지면보기






마젠(馬建·마건)
중국 출신 영국 망명 작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근대 설치 미술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애미미·53)가 구속됐다는 암울한 소식을 접하고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 전시돼 있는 그의 작품이 떠올랐다. 작품은 아이웨이웨이가 손으로 직접 색칠한 수백만 개의 도자기 해바라기씨다. 작품에서 암시하듯 중국인들은 갤러리 입구에 넓게 펼쳐진 해바라기씨와 같다. 그들이 모욕을 당하거나 발밑에서 짓밟히더라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아이웨이웨이는 이제 그 씨들 중 하나가 됐고 그의 자유는 중국 정부의 잔혹한 구둣발에 짓밟혔다.



 중국 관영 영자신문인 글로벌타임스는 아이웨이웨이를 ‘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에서 튀는 사람은 용납되지 않는다. 개인이 중국에서 살아남으려면 회색의 이름 없는 해바라기씨가 돼야 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한 단행본에 따르면 아이웨이웨이는 경제 범죄자다. 경제 범죄자라는 주장은 공산주의적 사고를 하는 중국 지도자들이 지어낸 환상일 뿐이다.



 아이웨이웨이의 구속 이유는 뻔하다. 그의 작업실에 들이닥친 경찰은 아이웨이웨이의 부인 루칭(路靑·노청)에게 “남편이 인터넷에 무슨 글을 올렸느냐”고 물었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선 해바라기씨들을 대표해 감히 발언하려 하거나 개인적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려는 이 예술가는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다. 또 통제하고 침묵시켜야 하는 대상이다. 이는 중국이 개방을 내세운 지 30년이 지났지만 중국 공산당의 생각과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증거다.



 중국 정부는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중국에도 불어닥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안정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억압을 선택했다. 중국 정부는 집회가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한 선 조치로 아이웨이웨이를 구속한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시위 유도와 관련된 어떠한 인터넷 의견 개진도 한 적이 없다. 그의 구속은 시작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공익적 목소리를 내는 예술가들만 남을 때까지 박해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이웨이웨이의 구속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유효파·56)가 수감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일이다. 바로 잠재된 정치적 불안을 막고 인디 지식인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런 중국 정부의 태도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 전에도 수많은 작가가 구금되거나 감옥에 보내졌고 현재도 30명이 넘는 작가가 수감 중이다.



 국제사회는 중국의 권력자들과 비즈니스(돈벌이)를 하기 위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저버린 채 방관하는 장사꾼처럼 행동하고 있다. 아이웨이웨이는 진정한 예술은 결코 정치와 함께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결국 예술은 자유로운 양심이라는 경기장에서 정치와 정면 대결해야 한다.



 중동의 민주화는 해바라기씨들에 새로운 교훈을 줬다. 그 씨들이 함께 뭉치는 순간 통합의 힘을 보여줄 것이다. 그것이 아이웨이웨이가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이해해주기를 바랐던 의미이고, 그의 신념과 메시지가 부서질 수 없는 이유다. 13억 개의 해바라기씨가 그와 함께 있다.



마젠(馬建·마건) 중국 출신 영국 망명 작가

정리=민동기 기자 ⓒ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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