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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世說)] 전기요금 현실화 불가피하다

중앙일보 2011.04.18 00:34 종합 33면 지면보기






김진선
동국대 경영대학 교수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통해 전력시장이 개설, 운영된 지 정확히 10년이 지났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전기도 일반 상품처럼 사고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장 개설 이후 한전에서 분리·독립된 한전의 발전자회사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의 참여도 활성화됐다.



 그렇다면 2011년 전력시장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전력시장의 양적 성장을 두고 긍정적인 면을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한전의 3년 연속 적자와 최근 전력공급 예비력 부족으로 인한 수급불안이라는 부정적인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전력시장 개설 취지는 시장 참여자 간의 효율 경쟁과 적절한 신규 투자 유인을 통해 전기를 보다 값싸고 안정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선 전력시장의 성적에 그다지 후한 점수를 줄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전력수요 증가에 비해 생산원가가 낮은 원자력·석탄발전의 신규 진입이 늦다 보니 LNG·유류 등 원가가 높은 발전기의 가동률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결정되는 도매 전력시장의 가격은 연료비 상승과 맞물려 급속히 상승했다. 실제 도매 전력시장의 가격은 2001년 kWh당 49원에서 2010년 118원으로 240% 이상 상승했다. 반면 이러한 원가 상승분이 전기요금에는 적기에 반영되지 않아 한전의 적자가 3년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발전사에는 시장가격을 그대로 적용해 높은 수익성을 실현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선 우선 전기요금의 현실화가 불가피하다. 한전의 재무 건전성을 제고해 적절한 설비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고, 동시에 소비자에게 제공되고 있는 잘못된 가격신호를 바로잡아 과도한 전력수요를 억제해야 한다. 전력시장에서는 한전, 발전회사 등 시장 참여자들이 주축이 돼 전력시장 선진화 논의가 한창이다. 무엇보다 단기적 처방보다는 전력시장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최근 동일본 대지진으로 전력산업 전반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과 우려가 집중되어 있다. 지금이야말로 전력산업의 공공성을 담보한 상태에서 사업자에게는 건전한 투자 시그널을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가격인하 혜택을 줄 수 있는 향후 10, 20년을 내다보는 전력시장 선진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김진선 동국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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