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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릭의 경고 “식량 파동 코앞에 있다”

중앙일보 2011.04.18 00:26 경제 4면 지면보기



유엔 식량지수 10% 오를 때마다 끼니 걱정 1000만명씩 늘어나





로버트 졸릭(58·사진) 세계은행 총재가 16일(현지시간) 식량 파동을 경고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총회에서 “세계 경제는 식량 공급과 가격 파동의 일보 직전에 서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주요 곡물의 재고가 너무나 적어 충격을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계 곡창 지역에 기상 이변이라도 한번 발생하면 수많은 사람이 식량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졸릭은 “지난해 식량 값이 올라 세계 인구 4400만 명이 빈곤층으로 추락했다”며 “유엔 식량가격지수가 10% 오를 때마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은 1000만 명씩 늘어난다”고 말했다. 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25%나 뛰었다. 연간 상승률로는 1991년 이후 둘째다.



 식량가격지수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55가지 식량 가격에다 식량별 중요도를 고려해 만든 월간 지표다. 올 2월 28일 236.76으로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 한 달 뒤인 3월엔 조금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220선을 유지하고 있다.



 졸릭은 “각국이 자국민을 위해 식량 수출을 금지한다고 해서 식량 파동을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 나라가 식량 수출을 금하는 방식으로 자국 내에서 값을 낮추면 다른 나라에선 가격이 급등해 수많은 사람이 빈곤층으로 전락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러시아 농부들은 밀 수출 금지로 자국 내 가격이 떨어지자 올해 파종 면적을 줄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7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올해 러시아 밀 파종 면적은 최근 4년 사이 가장 적다.



 한편 졸릭은 세계 경제의 회복 그래프가 “위기 직후 가파르게 상승하는 국면을 지나 평평해지고 있는 듯하다”며 “선진국 경기 회복이 실직자를 줄일 만큼 탄탄한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또 “신흥시장에서 커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경기 과열이나 자산가격 거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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