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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암·당뇨 예방하려면 … 비타민 D와 친해져라”

중앙일보 2011.04.18 00:06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모유에는 비타민 D 함유량이 적다. 산모는 비타민 D 제제를 따로 섭취하는 게 좋다. [중앙포토]



요즘 한국 식품영양학계의 화두는 단연 비타민 D다. 2007년 뉴욕타임스는 연말 10대 의학 혁신 중 하나로 비타민 D에 대한 연구 결과를 선정한 바 있다. 그 뒤 3여 년 동안 국제학회를 거쳐 우리나라에까지 비타민 D 열풍이 일고 있다. 특히 비타민 D 부족이 구루병(팔·다리 등에 생기는 성장 장애)뿐 아니라 암·면역·알레르기 유발요인이 된다는 논문이 발표된 뒤 우리나라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비타민 D 섭취를 필수 조사항목에 포함했다. 이대 식품영양학과 장남수 교수는 “여러 조사 결과, 비타민 D 부족 현상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며 “식품영양학계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남성 47%, 여성 64 %가 부족 상태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팀이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2여 년간 한국인의 비타민 D 혈중 농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은 47.3%, 여성은 64.5%가 비타민 D부족증이었다. 최근 인제대 상계백병원 박미정 교수가 국내 청소년 1000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비타민 D혈중 농도가 크게 떨어졌다. 두 연구 공통으로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이, 중학생보다 고등학생에서 비타민 D 부족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비타민 D 부족은 골다공증·구루병 같은 뼈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장 교수는 “칼슘을 충분히 섭취해도 비타민 D가 없으면 뼈로 흡수되지 않는다”며 “젊은 사람이 현재처럼 낮은 수준의 비타민 D 혈중농도를 유지하면 30대 후반부터 골다공증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타민 D 부족하면 전립선암 발생 ↑



최근 비타민 D가 다른 질병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암이다. 미국 보스턴의대 마리클 홀릭 박사는 2006년 물리분자생물학회지에서 비타민D 부족 시 유방암·대장암· 전립선암 발생위험이 30~50%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특히 전립선암을 일으키는 특이 항원은 비타민 D가 일정 농도 이하로 떨어질 때 활성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밝혔다.



 당뇨병도 비타민 D섭취와 관련이 있다. 비타민 D 농도가 떨어지면 췌장의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겨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 실제 영국 맨체스터 성모마리아 모자병원의 크리스토스 지피티스 박사는 비타민 D 보충제를 주기적으로 복용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30% 낮았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위스콘신의대 연구팀이 비타민 D 섭취가 면역력을 높여 신종플루 위험을 낮춘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미 질병관리본부는 이를 근거로 신종플루 예방 수칙 30가지 중에 비타민 D 섭취를 항목에 넣기도 했다.



모유 수유 땐 비타민 D 모자라 구루병 위험



비타민 D 수치가 떨어진 원인은 햇빛을 보지 않는 생활 탓이 크다. 박 교수는 “비타민 D는 음식을 통해 보충할 수 있지만 함유량이 매우 적고 흡수율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하루 15~20분 피부가 살짝 빨갛게 될 정도의 햇빛을 받아야 비타민 D가 생성된다.



 세계 각국은 비타민 D 섭취 권고량을 올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유럽에서는 모유 수유 여성에게 반드시 하루 400IU이상의 비타민 D 단일제제를 섭취토록 권고하고 있다. 모유에는 비타민 D가 적어 아이가 구루병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박미정 교수는 “원래 모유에는 분유보다 비타민 D가 적은데, 엄마들이 아이를 보느라 집에만 있어 햇빛을 못 봐 비타민 D 함량이 더욱 낮아졌다”며 “최근 우리병원 조사결과 구루병이 있는 아이 상당수가 엄마 모유의 비타민 D 부족이 원인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캐나다와 미국 정부도 최근 연구결과를 토대로 비타민 D 권고량을 2배 이상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비타민 D를 강화한 우유·시리얼·버터의 출시 품목이 늘고, 비타민 C처럼 고용량의 비타민 D만 단일제제로 만든 제품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미국 내 유기농 천연비타민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솔가의 정영주 학술팀장은 “우리가 한국에 비타민 D제제를 처음 들여온 3년 전만 해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소비가 늘더니 이제는 물량이 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비타민 D 단일 제제는 크게 비타민 D2(에르고칼시페롤 계열)를 원료로 하는 제품과 비타민 D3(콜레칼시페롤 계열)를 사용하는 제품이 있다. 이중 비타민 D3가 제조하기는 어려워도 체내 활성도가 13~15배 높다. 제품을 고를 때 천연비타민인지, 식물성캡슐을 사용한 제품인지, 비타민 D3계열인지 확인하고 사는 게 좋다. 비타민 D가 많이 든 식품은 계란 노른자·정어리·청어·참치 등이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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