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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스포츠카 ‘인도행 레이스’

중앙일보 2011.04.18 00:03 경제 9면 지면보기



페라리·마세라티 잇따라 진출



6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이탈리아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있다. [뉴델리 AP=연합뉴스]





심장을 뛰게 만드는 쿵쾅거리는 배기 사운드. 땅바닥에 바싹 엎드린 듯 달려오는 붉은색 차체. 이탈리아의 명품 스포츠카 페라리는 멀리서 소리만으로, 자세만으로 존재감이 느껴지는 브랜드다.









엔초 페라리 3



이 회사는 전 세계 부자들을 붙잡기 위해 57개국에 진출해 있다. 페라리의 ‘바라카의 말’ 로고는 이달 말 세계 지도에 또 하나의 핀을 꽂는다. 인도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최근 페라리가 인구 12억 명의 대국인 인도에 처음 공식 진출한다고 보도했다. 이달 안에 뉴델리에 현지 업체와 합작으로 지점을 낸 뒤 하반기에 뭄바이에 두 번째 지점을 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페라리가 인도에 론칭하는 모델은 캘리포니아, 458 이탈리아, 599GTB 피오라노 세 개 모델이다. 이 중에서 가장 가격이 싼 캘리포니아의 경우 인도 현지에서 예상 판매가가 2200만 루피(약 5억3000만원)가 넘는다. 460마력을 내는 이 신형 페라리 한 대 가격이 인도의 1인당 평균 GDP(1000달러)의 500배에 이른다.



 페라리뿐만이 아니다. 첩보영화 007의 본드카로 자주 등장하는 영국의 스포츠카 애스턴 마틴이 15일(현지시간) 뭄바이에 전시장을 열며 인도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앞서 6일 이탈리아의 또 다른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도 뭄바이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4월 한 달 사이 세계 최고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세 개가 인도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지난해 11월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포츠카를 만드는 부가티가 진출하는 등 현재 인도에는 벤츠·BMW·아우디·롤스로이스 등이 앞다퉈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WSJ는 최근 “고급차 브랜드들이 대중차 브랜드 못지않게 인도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의 고급차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부자 수만 놓고 보면 인도가 중국을 능가한다.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0년 세계 100대 억만장자’에는 인도가 7명, 중국 본토인은 한 명이 포함됐다. 10위권 내에도 인도의 철강왕 락슈미 미탈(Lakshmi Mittal)이 6위, 정유업계 거물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고급차 판매량 증가세는 놀랄 정도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 관계자는 “ 럭셔리 자동차 시장은 올해 2만 대 판매에서 수년 내 1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급차 브랜드들이 인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머지않아 인도가 중국 자동차 시장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페라리 등 럭셔리 자동차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단시간에 끌어올려 놓게 되면 급팽창하고 있는 인도 대중차 시장을 공략하기 수월해진다.



 현재 인도의 자동차 시장은 월평균 성장률이 30%에 이를 정도다.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 시장은 중국이지만 인도의 추격세가 만만찮다. SIAM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 187만 대의 자동차가 팔려 세계 6위에 올랐는데 올해만 놓고 보면 59만 대를 판매해 중국(310만 대)·미국(180만 대)·일본(70만 대)에 이어 4위에 올랐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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